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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지기 10분 전 사진에는 빛이 마법 걸어줘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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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출사 여행 기사를 읽고 ‘나도 소중사진기자처럼 출사 여행 가야지’ 는 마음이 들었나요. 그런 소중 독자를 위해 출사 여행 5단계를 소개합니다.

글=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1단계 | 출사 여행지 정하기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동해 바다나 가을 단풍이 흐드러진 내장산처럼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떠나는 것만이 출사 여행은 아니다. 매일 걸어다니는 등굣길, 집 앞 놀이터, 동네 뒷산처럼 일상 속 풍경도 좋은 출사 장소가 될 수 있다. 출사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을 단순하게 담아내는 여행이 아니라 일상을 다르게 관찰하는 여행이기 때문이다.

늘 재촉하며 다니는 등하굣길 풍경도 속도를 달리하면 새롭게 보인다. 시멘트 사이에 힘들게 핀 민들레, 담벼락 위를 껑충 뛰어오르는 고양이, 지팡이를 짚고 골목 모퉁이에 앉아있는 할머니 등 새롭게 보인 풍경을 사진에 담는 순간, 등하굣길도 짧은 출사 여행이 될 수 있다. 오롯이 혼자 길을 거니며 나만의 시선으로 사진을 담아도 좋다. 친구와 함께 출사 여행을 계획했다면 만날 장소와 시간만 정하고 각자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 게 좋다.

추천 장소 | 재래시장, 공원, 수업이 끝난 학교, 아파트 단지, 고궁 등

2단계 |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사전 조사는 필수

미국 몬타나 주 미주리 강가의 아찔한 절벽,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신비한 이삭 대성당, 빙산 위를 떠돌아다니는 북극곰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종횡무진 사진을 찍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가들은 촬영할 장소를 조사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 지역에 오래도록 살아온 이들과 환경이 만들어낸 특별한 정서를 알기 위해서다. 장소를 정했다면 인터넷을 활용해 정보를 찾아보자. 동네 재래시장에 갈 계획이라면 시장지도를 확인하고 가장 오래된 가게나 인기가 많은 먹을거리 같은 시장 이야기를 읽어본다. 그걸 토대로 촬영 계획을 세우면 감동적인 스토리가 있는 사진을 찍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사전 조사 방법 | 인터넷 검색하기, 관련 서적 읽기, 지역 주민들이나 주변인들에게 물어보기 등

3단계 | 가져갈 카메라 작동법 숙지하기

꼭 DSLR 카메라일 필요는 없다. 일명 똑딱이라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도, 스마트폰도 상관없다. 단, 카메라 기능 체크는 필수다. 초점은 잘 맞는지, 셔터와 조리개는 노출 상태에 맞게 변하는지, 이미지 저장 파일 크기는 적당한지를 확인한다. 초점을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은 종이컵 3개를 책상 위에 일직선으로 늘어놓고 사진을 찍는 것이다. 화면을 확대해 3개의 종이컵 모두 초점이 맞았는지 확인한다.

이미지 저장 파일 크기는 메모리카드 용량에 따라 다른데, 출사 여행을 가게 되면 평소보다 사진을 많이 찍기 때문에 8GB 이상의 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대용량 메모리카드가 없다면 이미지 사이즈를 M으로 놓고 촬영한다. 많이 찍을 욕심에 S 사이즈로 줄이면 막상 컴퓨터로 옮긴 후 파일 크기가 작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데 메모리가 부족하다면, 파일 크기를 줄이기보다 현장에서 바로 사진을 메일함으로 전송해 백업하자. 스마트폰 사진은 컴퓨터로 옮기거나 프린트를 하면 화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기능이 있는 어플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스마트폰 추천어플

Camera FV-5 | 스마트폰 카메라를 DSLR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화이트밸런스·초점·측광· ISO·노출 등 모든 조건을 사용자의 편의대로 설정할 수 있다.

Camera 360 | 여러 색감의 필터를 제공하며 자동으로 피부를 보정해주는 기능, 증명사진 촬영을 돕는 기능 등을 풍부히 갖춰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어플이다.

4단계 | 본격적인 사진 촬영

현장에 도착했다면 ‘뺄셈’와 ‘빛’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넓은 세상을 작은 파인더 안에 넣는 작업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사진 안에 잘 드러나도록 주제를 강조하고 주변의 이미지는 과감하게 뺀다. 마음을 사로잡은 풍경을 발견했다면 서둘러 셔터를 누르기보다 파인더 안의 풍경을 보면서 천천히 이미지를 빼는 연습을 해보자. 주제가 명확하고 간결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사진(photography)은 그리스어로 ‘빛(photos)’과 ‘그리다(graphien)’가 더해져 만들어진 말이다.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뜻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빛은 사진을 촬영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출사 여행을 할 때에는 햇빛이 풍경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해가 질 무렵 하늘은 붉은빛을 띠고 정오는 푸른빛을 띤다. 이유는 색온도 때문이다. 색온도는 온도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온도가 높으면 푸른색, 낮으면 붉은색을 띠게 된다. 이런 빛의 변화는 풍경도 다르게 보여준다.

멋진 사진 찍기 좋은 시간대 | 해가 떠오르기 10분 전과 해가 지기 10분 전

5단계 | 마음에 드는 사진 고르고 이름 붙이기

출사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면 컴퓨터에 사진을 옮기며 이미지 정리를 한다. 초점이 안 맞은 사진, 흔들린 사진, 어두운 사진 등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은 과감히 휴지통에 버린다. 남는 사진이 없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첫술에 배부른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그렇게 엄선한 사진에는 이름을 붙여 준다. 왜 찍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이름을 붙이면 촬영할 때 느꼈던 기분까지 되살아나 여행의 여운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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