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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코의 기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사람의 코는 우선 시각적인 면에서 큰 역할을 한다. 이마의 선, 눈썹, 눈, 입 등 가로로만 돼있는 여러 선에 세로 선을 가미해 조화를 만들어준다.
평면적인 얼굴 한가운데를 세로로 가르면서 적당한 높이를 가져 입체적인 조형미를 갖게 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코의 역할은 여과와 자동온도장치, 냄새를 맡는 일이다.
여과란 세균이나 먼지가 폐에 침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작용. 외비구에 거꾸로 서있는 털들은 코로 들어온 대형의 먼지를 잡아낸다. 여기를 통과한 작은 먼지라도 기관지에 이르는 사이 점막세포의 섬모에서 잡히게 된다. 점막세포에 솜털처럼 나있는 섬모는 1분에 2백50회 정도 기관지에서 코 쪽으로 물결치듯 밀리면서 점액을 밖으로 밀어내는데 이것이 코가 되어 먼지와 세균과 함께 몸밖으로 배출된다.
코의 작용 중 자동온도조절과 가습기적인 역할은 기계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교묘하다. 찬 공기가 갑자기 폐에까지 이르게되면 혈관이 수축, 혈압이 올라가며 산소와 탄산가스의 교환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코는 공기를 일단 체온과 비슷하게 만들어 폐로 보내준다.
콧속에는 상·중·하 세 개의 비갑개라는 선반 같은 것이 있어 이곳에는 많은 모세혈관이 몰려 있다. 찬 공기가 들어오면 이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따듯한 혈액의 공급이 늘어나는 한편 공기가 들어가는 입구가 좁아진다. 그사이를 조금씩 공기가 덥혀지면서 폐에 들어가게 된다.
온도조절과 동시에 코에서는 자동가습기처럼 습도를 조절, 폐에 들어가는 공기를 축축하게 해준다. 정상인은 하루 약1ℓ의 물이 코를 통해 수증기로 바뀌어 체외로 나가게 된다.
코는 감각기관으로는 냄새를 맡는 기관으로 되어 있다. 콧속안구 바로 아래에는 지름 2cm의 후감대가 있어 냄새를 맡고, 그것을 구분해 낸다.
냄새는 냄새를 피우는 물질의 분자가 콧속 후감대의 후세포에 닿음으로써 감지된다. 분자가 닿는데 따라 후세포는 이것을 정기적인 신호로 바꾸어 뇌 속의 후구로 보내며, 후구는 이것을 다시 편도핵과 시상하부·안와전두피질 등에 보내 냄새를 식별하게 된다. 이때 냄새구분에 동원되는 세포들은 한 세포가 한가지 냄새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1∼7개의 냄새에 반응하게 된다.
후각은 중요도에서 따진다면 시각이나 청각·촉각 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감각들은 전자인공기관으로 대치될 수 있는데 비해 냄새만은 인공감지가 안 되는 그야말로 인체 고유의 기관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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