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경협 최종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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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일간의 최대현안인 60억달러의 공공차관(ODA)경협교섭은 경협규모와 차관조건을 놓고 양국간에 상당한 이견을 드러내 막바지 단계에서 진통을 겪고있다.
일본정부는 지난주 「마에다·도시까즈」(전전리일)주한일본대사를 급거 귀국시켜 경협규모에 대한 일본측의 대안마련을 위한 관계부처간 조정작업을 벌여왔으며 이결과를 금주중에 귀임하는 「마에다」대사를 통해 한국측에 통보할 예정인데 일본언론들은 일본측의 대안이 ▲정부개발원조(ODA) 15억달러 ▲일본수출입은행융자(JEXIM) 25억달러 ▲상품차관 3억달러등 총43억달러선인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액수와 차관조건은 60억달러를 모두 정부개발원조로 요청한 한국측안과는 큰 거리가 있는 것이다.
ODA는 연평균금리 4.5%, 7년거치 18년상환의 장기처리 차관인데 비해 일본수출입은행융자는 최저금리가 연9%이상이며 상환기간도 평균 15년정도의 비교적 단기로 돼있다.
또 ODA차관은 현금차관으로 아무런 부대조건없이 제3국의 상품, 또는 실비를 발주할수있는데 비해 수출입은행융자는 일본의 설비와 상품구매를 전제로한 조건부 차관이다.
상품차관의 경우 한국측은 ODA조건으로 25억달러를 요청했으나 일본측은 최근2억∼3억달러 수준에서 이에 응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측의 경협규모와 조건이 한국측의 요청과는 큰 차이를 드러내 한일간의 경협교섭은 경우에 따라서는 난관에 봉착, 양국관계의 경화조짐도 보이고있다.
한 고위외교소식통은 13일 『일본언론이 보도한 경협규모는 결코 받아들일수 없는것이며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60억달러 경협을 모두 ODA로 제공해야한다는 입장을 일본측에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일본정부가 이같은 한국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으며 현시점에서 일본언론보도를 정부의 공식견해로 평가하는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일본정부가 수출입은행융자를 대한경협의 주종으로 택한다면 이는 경협이 아니라 경제진출에 더큰 매력을 느낀 것이란 비판을 면키어렵다』고 지적하고 『일본정부가 소리에만 집착할것이 아니라 대국적 견지에서 대한협력방안을 타결짓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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