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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하나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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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산국가를 지탱하는 것은 힘이 아니다. 신념이나 이념일까. 그것도 아니다. 공산주의로 성공한 나라는 아직 이 지상엔 없다.
그러나 공산체제는 세계도처에 있다. 그 비결은 하나다. 공포와 억압의 정치다. 그것을 상징하는것은 감옥소, 수용소가 있다. 아니 정신병동도 있다. 반체제의 성향이나 행동을 보이면 정신병동의 환자로 대접받는다.
소련의 물리학자 「사하로프」는 그야말로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골칫거리다. 지난해 12월 며느리의 미국행 출국을 놓고 항변하자, 멀리 유형의 빙원, 고르키시의 수용소로 안내되었다.
창살은 없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감시의 눈초리다. 「사하로프」는 보이지 않는 감옥소 생활을 해야했다.
소련의 감옥소 재소자가 몇명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아마 「브레즈네프」도 모를 것이다. 우선 수용소만해도 2천개가 넘으며, 비밀경찰은 책임할당제로 수감자를 잡아들이고 있다.
이런 사실은 지난해 10윌 서독주간지 「슈피겔」에 의해 폭로되었다. 이스라엘에서 「소련의 감옥소, 정신병원및 강제수용소연구소」라는 것을 차려놓은 한 유대인망명자에 의해 밝혀진 사실이다.
소련의 강제수용소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몰다비아공화국의 캠프15동. NATO의 공식추계로는 1백만명도 넘게 수용할 수 있다. 「스탈린」시대엔 1천2백만명을 가둔적도 있었다고 한다. 서울의 인구 8백만명을 생각하면 수용소아닌 수용도시다. 하늘과 땅이 온통 수용소인 셈이다.
여기에 유형지시설은 따로 있다. 카라칸다와 콜리마 근처의 캠프엔 각각 1백20만, 1백50만명씩 수용할수 있다. 카르코프 형무소는 4만명을 가둘수 있는 규모다.
소련은 바로 그런 공포의 심벌을 통해서 세상을 잠잠하게(?) 다스리고 있다. 소련인구 2억6천만명에 비해 수용소나 정신병동, 감옥소의 규모를 보면 이들 전부를 대상으로한 것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소련도 뺨칠 사회가 있다. 최근 북한엔 사상범이 무려 10만5천명이나 있다는 뉴욕타임즈지의 보도가 있었다. 북한주민 1천7백만명. l백60명에 한명 꼴이다. 필경 다른 형사범까지 치면 감옥소나 수용소에 갇혀있는 사람의 수는 엄청날 것이다.
하긴 북한이라는 사회가 벌써 감옥이자 수용소나 다름없다. 그속에 별도의 감옥이나 수용소가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상하다.
눈을 돌려 자유세계의 지도적국가인 미국의 감옥을 보자. 수형자수가 33만명. 인구 2억2천만명의 나라, 「범죄의 낙원」이라는 나라가 그정도다.
백마디 말보다, 이것 하나만 놓고 보아도 공산치하는 그자체가 감옥이고 수용소다. 북한은 그런중에서도 「쇼·케이스」다. 이유는 하나. 국민의 지지없는 체제를 유지하는 방법은 감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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