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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이슈] 'PC 종가' IBM도 PC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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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 IBM은 올 3월 12억5000만 달러에 PC 사업부문을 중국 레노버에 넘겼다. 이는 PC산업이 처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IBM은 1981년 개인용 컴퓨터의 개념인 PC를 세계 최초로 만들고 한때 전세계 컴퓨터 시장을 장악하는 등 'PC 종가'로 여겨졌던 업체다. 그런 IBM마저 PC사업을 포기할 정도로 컴퓨터 산업의 수익성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IBM은 앞으로 PC 판매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적인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로 PC산업의 성장이 정체된 데다 중국 업체들의 잇따른 가세로 수익성이 급속히 떨어져서다. 최근 몇 년 동안에도 PC 부문은 손실을 보거나 간신히 흑자를 냈다. PC의 과실을 챙긴 것은 사실 IBM보다는 중앙처리장치(CPU)를 개발한 인텔과 운영체제(OS)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MS)다.

IBM은 초창기에 컴퓨터의 핵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인 CPU와 OS를 각각 벤처기업이었던 인텔과 MS에 하청을 주었다. 인텔과 MS는 90년대 10년간 PC 산업이 초호황기를 누릴 때 '윈-윈체제'를 구축하고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며 세계적인 기업이 됐다.

PC사업을 버린 IBM은 앞으로 컨설팅 분야를 키울 계획이다. 한국IBM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대형 컴퓨터와 부가가치가 높은 IT(정보기술) 컨설팅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IBM은 2002년 세계 최대 회계법인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컨설팅 부문을 인수해 서비스 부문을 강화하면서 "IBM은 이제 서비스 기업"이라고 선언했다. 현재 IBM은 IT 기술과 경영 컨설팅을 결합한 서비스 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거두고 있다.

또 여전히 경쟁력이 있으면서 돈벌이가 되는 수퍼컴퓨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블루 진'(청바지)이란 새 모델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최근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였던 일본 NEC의 '어스 시뮬레이터'보다 세 배가량 빠르지만 유지비용은 9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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