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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내 전투력강화|서태평양방위 기지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팀 스피리트82」한미연합군사훈련이 한반도 전역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안보협의회의가 29일 군사위원회를 시작으로 31일까지 열린다.
68년 이래 한미양국의 연래 안보협의회의는 13번이나 열려 「혈맹의 재확인」과 「안보의 협력」을 다져왔지만 「단순한 연례적차원」에서 회의를 끝낸적도 없지 않았다.
「닉슨」독트린, 「카터」행정부의 철군정책등 양국간의「현안」과「관계」가 그대로 투영되어 온 테이블이 바로 안보협의회의 이기도 하다.
이번 회의는 작년2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인된 주한미군철수의 전면 백지화등으로 그동안 두나라 사이에 존재했던 「불편한 요소」가 말끔히 해소된 상태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알찬보따리」가 기대되는 회의다.
우선 이번회의 벽두에서는 한반도 주변정세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이뤄질 것이다.
「레이건」 행정부는 출범직후 대한관계의 최우선을 안보에 두고 있을 뿐 아니라 대한방위 문제를 「한국의 안보」라는 국지적차원을 넘어서 태평양일대에 자리잡고 있는 자유진영의 안보환경과 관련해서 다뤄오고 있다.
「레이건」미대통령은 지난2월 83년도 국방예산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소련의 군사력 팽창을 경고하고 「강력한 미국건설」을 역설했다.
「와인버거」미국방장관도 최근 의회에 제출한 국방보고서를 통해 『지난10년간, 특히 「카터」행정부시절 소련이 아무런 저항없이 군사력을 증강했기 때문에 80년대 중반에 가서 미소간의 군사력 불균형은 최악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또 지난2월 「위컴」한미연합군사령관은 미상원 군사준비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북괴 군사력은 한국군보다 2배 내지 그 이상 앞서 있으며 미국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유사시 긴급 군사장비와 병력의 수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따라서 이번회의는 소련·북괴의 군사력평가분석과 아울러 한반도의 주변정세를 폭넓게 분석, 평가하여 한국군 전력증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81년으로 끝난 제1차 한국군 전력증강 5개년계획결과를 분석하고 올해부터 실시되는 제2차 전력증강 계획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한 장비도입, 차관조건개선, 방위산업기술 지원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다.
또 작년 제13차 회의에서 약속된 대한군사판매차관 상환조건 개선문제와 차관금액 증액문제도 토의 될 전망이다. 작년 회의에서는 군사판매차관의 상환조건을 종전의 2년6개월 거치6년상환에서 3년거치, 9년분할상환으로 개선했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측이 요구해온 10년거치 20년 분할상환조건이 다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대표는 또 방위산업지원에 관한 실질적인 협의와 전시군수물자지원에 관한 사항, 최신통신·전술장비기술의 상호개발등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 개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회의에 참석하는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협의하자』 『검토하자』는 선에서 회의를 끝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어떤결과」에 대한 대처방안까지 강구하는 것이 협의회의에 임하는 우리측의 기본입장이라고 말했다.
아뭏든 안보협의회의 분위기는 양국간의 「현안」과「관계」가 크게 작용해왔던 만큼 「아무런 현안이나 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는 한국측입장이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 들여지고 알맹이도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주국방과 「와인버거」장관도 벌써 두번째 이 회의를 주재하는 사이다.
「와인버거」미국무장관이 미국국방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사상최대의 한미연합훈련을 참관한다는 것은 한반도 상황을 이해하는데「백문」보다「일견」이 낫다는 것을 실증하게 될 것이다. <김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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