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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레이더즈』를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세계에 일제히 개봉된 직후인 지난해 9윌 뉴스위크는 표지에서부터 10페이지에 걸쳐 이 영화에 관한 특집을 했다. 이때의 논조는『불황으로 움츠러져 있던 할리우드가 이 한편의 영화로 다시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는 요지였고 각국에서 울린 흥행기록을 밝혔다.
영화는 1936년 페루의 한 깊은 밀림지대가 무대. 모험심이 많은 고고학자(「해리슨·포드」분) 가 2천여년 전 예루살렘의 솔로몬 사원에서 없어진 십계명이 새겨진 서판을 찾아 나서면서 시작된다. 교수는 천신만고 끝에 서판을 찾아내나 기쁨도 잠깐, 프랑스 고고학자 「벨로크」( 「플·프리던」분) 에게 빼앗긴다. 그로부터 이 십계명용 찾기 위한 쫓고 쫓기는 갖가지 모험이 펼쳐진다.
『이 서판을 가진 자는 세계를 지배한다』는 전설에 따라 이 궤는 결국 나치의 손에 들어간다. 그러나 서판을 꺼내기 위해 궤를 여는 순간 또 한차례의 기적이 일어나 궤는 다시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상태로 되돌아간다. 결국 이 영화는 그 철저한 오락성과 함께 인간의 집념, 처절한 투쟁 끝에 오는 허망, 그리고 종교(신)에 대한 외경심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영화를 고전적 취향과 수법으로 제작했다는 것. 즉 영화 전편에 깔리는 간을 죄게 하는 드릴을 맛보게 하는데, 이것이 요즘 감각으론 약간 진부하면서도 이 수법이 오히려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고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스타워즈』등을 제작한「조지·루커스」가 기획했고 『조스』를 연출한「스티븐·스필버그」가 감독했다. 이들은 각각 서던 캘리포니아대(루커스)와 주립캘리포니아대(스필버그)서 영화학을 전공한 30대의 콤비영화인이다.
부러운 것은 한편의 영화에 쏟아 넣는 엄청난 제작비 (2천만 달러·약1백4O억원)와 함께 이런 기발한 작품을 기획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미국영화계의 풍토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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