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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성」·「망상형」등 암공포도 갖가지…병원 겁내 치료적기 놓치는 「진단지연형」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암공포에 대한 몇가지 유형이 서울대의대 조두영교수(정신과)에 의해 분석됐다.
조교수는 진단전후의 암환자의 심리연구를 통해 많은 이들이 암공포를 겪고 있다고 밝히고, 정상인의 암공포는 의사의 친절한 조언으로 해소되므로 의사는 내원자에게 정밀한 진찰로 안심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과성 암공포= 건강한 사람이 불쑥 『암인가해서…』하며 병원을 찾는 수가 많다. 담당의사는 상대방을 진찰하고 『건강하다』고 안심시켜주며 알고 싶어하는 암에 대한지식을 알려준다. 이렇게 찾아오는 환자는 대개 중년과 노년층에 많고 내원직전 가족·친지를 암으로 잃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의사의 말을 잘 받아들이며 곧 암공포에서 벗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고착성 암공포증= 상세한 진찰후 이상이 없다고 말해도 이병원, 저병원을 다니며 『암이 아니냐』고 묻는 경우다. 이런 환자는 뒤에 우울·불안·건강염려증·히스테리등 신경증세가 숨어 있는 수가 많다. 남자는 50대와 은퇴기에, 여자는 갱년기에 많으며 불면·무관심·위축감·고립감등의 증상을 잘 호소한다. 이때는 정신과의사의 자문이 뒤따라야 한다.
▲망상= 자기는 틀림없이 암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유형이다. 환자는 조울증·정신분열증일 수도 있으며 가끔 환각과 피해망상을 동반한다. 의사는 가족과 환자에게 『암이 없다』고확실히 말해주고 재진찰을 거절하며 정신과 치료를 권한다.
▲진단지연= 암공포는 사람에 따라 증상이 분명히 있는데도 진찰받기를 꺼리게 만든다. 심하면 암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나왔는데도 몇개월 후에야 확진을 받고자 병원을 찾는다.
45세의 어느 환자의 경우 위궤양치료중 위암의 우려가 있어 재검사와 항암제 투여가 필요했으나 환자는 이를 거절, 5년간 소화제만 지어먹어 치료의 적기를 놓치고 말았다.
암공포로 인한 진단지연은 우리나라에서는 큰 문제로, 초진에서 진전된 암으로 나오는 수가 미국보다 대단히 높다. 이것은 암공포에다 돈걱정이 겹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암환자는 암으로 의심가기 훨씬 이전에 정신증상을 나타낼 수가 있다. 흔한 것이 우울증이다. 췌장암은 특히 우울증이 심한데 50%의 췌장암환자가 암이 확인되기 6개월전부터 우울증을 나타냈다는 연구보고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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