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진, 방어전때 약물중독 됐을지도"|"김용현과 도까시끼 대전때도 오염된 껌·주스를 먹이려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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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경=신성순 특파원】전WBA주니어미들급챔피언 유제두의 경기중 약물중독설로 파란을 일으킨 이래 6년만에 또다시 전WBA주니어플라이급챔피언 김환진의 약물공작실이 4일 이곳에서 발간된 주간문춘지 (3윌11일자)에 의해 폭로돼 쇼킹한 화제를 일으키고있다.
특히 유제두의 약물중독은 한국에서 폭로된 것에 비해 김환진의 약물공작은 일본에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간지 문예춘추사가 발행하는 주간지인 주간문춘은 지난 81년12월16일 센다이 (선대) 에서 벌어진 WBA주니어플라이급타이틀매치에서 타이틀을 뺏어간 도전자 「도까시끼· 가쓰오」측이 챔피언 김환진에게 독물이 든 오린지주스등을 먹여 힘을 빼려는 공작을 하려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주간문춘에 따르면 이 당시 일본복싱계나 스포츠신문들은 김과 「도까시끼」의 대전에 대해 챔피언 김이 쉽게 방어하리라고 예상했었으나 김이 어이없이 참패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주간지는 김의 패인은 독약을 투입한 음식물에 의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일본복싱계에서 세계챔피언을 만들어내기 위해 독물공작을 여러차례 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제까지 일본의 세계챔피언 20여명가운데 「구시껜·요오꼬」등 5명의 챔피언을 낳은 교에이(협영) 프러모션(회장 김평정기)은 특수독물을 상대선수에게 먹여 힘을 못쓰게 하는 작전을 펴왔다고 폭로했다.
실례로 지난해 6월2일 고오라꾸엔에서 벌어진 WBA주니어플라이급 도전자 결정전에서도 이 독물공작을 시도하다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때도 등급 OPBF챔피언 김용현과 일본랭킹1위인「도까시끼」의 대전은 경력이나 기량으로 보아 김의 우세가 예견됐으나 뜻밖에도 「도까시끼」의 판정승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당시 「가네히라」회장등 교에이 프러모션측은 김용현이 묵고 있는 비즈니스호텔 405호실 옆방인 408호실에 거처를 정했다는 것이다.
『교에이측은 이방에서 독물이든 껌과 오린지주스를 만들어 김에게 먹이려 했으나 체중을 줄이러는 김이 먹지않아 실패했다고 말했다. 특히 독물이든 주스 6개중 4개를 정영화트레이너와 최승철매니저가 먹고 배탈과 설사로 고생했으며 경기가 끝난 뒤 최 매니저는『교에이측이 갖다준 오린지주스가 이상하다』고 고함을 지르는등 소란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기다음날 교에이측은 먹지 않고 남은 나머지 2개의 독물이든 주스를 새로 사온 주스와 바꿔 증거인멸을 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 복징영웅 「구시껜」의 영광도 사실은 추잡하고 오욕에 찬것이라고 이 주간지는 덧붙이고 있다.
한일 복서간의 약물중독설은 지난 76년2월17일 도오꾜에서 벌어진 챔피언 유제두와 「와지마·고오이찌」간의 리턴매치에서 일어나 충격을 주었었다. 당시 유는 예상을 뒤엎고 졸전끝에 실컷 얻어맞고 15회 KO패로 타이틀을 잃어 팬들의 분노를 일으켰었다.
그러나 유는 일본에선 침묵을 지키다 귀국후 뒤늦게 『자신이 약물에 중독된 것 같다』 고 폭탄같은 발표를 해 국내복싱계에 파란을 야기했었다. 이때 「와지마」의 매니저는「미사꼬」(삼박) 씨였다.
이 사건은 이후 국내 관계당국에서도 진상조사를 하는등 결과가 주목되었으나 결국 유 선수가 『약물에 중독되었다』고 말한바는 없고 『이상하게 힘을 쓸 수가 없었다』고 긴술함 으로써 일단락 되는 듯 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81년9월 유 선수가『당시 트레이너인 김 덕팔씨가 약물중독에 관련된 것 같으니 진상을 조사해달라』고 관계당국에 다시 탄원서를 제출, 또다시 관심을 모았었다. 이에 대해 김덕팔씨는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제기, 유제두씨도 맞고서를 하는등 아직까지 계류중에 있다.

<가능성 거의 없다 일, 복싱계 싸움인 듯>
▲김현치씨(김환진 트레이너)의 말=충격적인 얘기이나 가능성은 거의 없는 일이다.
당시 일본에 도착해서는 내가 직접 물병과 얼음을 구입했으며 호텔안에서도 내손으로 밀봉, 보관했고 또 경기에 들어가서도 내가 이를 직접 관리했기 때문에 그런 일은 가능성이 추호도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일은 일본측의 조사결과를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아마도 「가네히라」매니저에 대한 반대파의 모략이 아닌가 싶다. 김이 당시 대 「도까시끼」전에서 졸전을 벌인 것은 순전히 실력차에 따른 것이며 경기외적인 의문은 결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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