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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힘의 배구」 급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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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여자배구가 속공위주에서 오픈공격의 힘의 배구로 바뀌고 있다.
한국여자배구는 그동안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정교한 속공플레이를 위주로 세계강위를 유지해온 것이 사실이나 올들어 거포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서 속공보다는 좌우오픈공격중심으로 경기형태가 급선회하고있다.
국내여자배구의 탈바꿈은 제1차실업연맹전결승의 현대와 미도파전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다.
현대의 이은경·김영숙·김정순, 미도파의 한경애등이 내뿜는 좌우강타는 남자 못지 않은 위력을 나타내어 관중들을 열광케 했으며 오랫동안 대형오픈공격수의 출현을 기다려온 배구인들에게는 이른봄의 단비와 같은 것이었다.
더우기 막강한 대형오픈공격수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의 승리는 속공위주미도파의 콧대를 여지없이 꺾어 놓음으로써 국내배구에도 오픈공격플레이가 각광을 받을 수 있음을 나타냈다.
국제여자배구의 흐름이 장신에서 내뿜는 힘의 배구로 바뀌고 있는 이때 국내여자배구의 이같은 흐름은 무척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대회를 줄곧 지켜본 대한배구협회 박진관 강화위원장은 『이제 한국여자배구도 장신거포들이 늘어나 힘의 배구를 구사할 수 있게되어 무척 기쁘다』고 이번 대회 성과를 말하면서 『한국여자배구가 그동안 가꾸어왔던 속공과 콤비플레이에 힘의 배구를 가미, 새로운 형태의 한국여자배구의 패턴을 구상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위원장은 『세계배구가 「높이」「힘」「속도」의 3박자를 가미한 플레이를 가장 이상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제 한국도 「힘」과 「속도」의 2박자를 구비해 세계정상도전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면서 앞으로 장신유망주를 발굴,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들어 또 하나 두드러진 현상은 노장들의 퇴조와 영파워의 기수인 신예들의 대거 등장을 꼽을 수 있다.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인 유경화(28·도로공사) 변경자 (26·석유공사)를 비롯, 김화복(24·미도파)등은 노련한 플레이와 게임리딩으로 팀을 이끌었으나 역시 체력의 열세로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반해 실업 1∼2년생인 김정순(20·178㎝) 김송은 (18·177㎝·이상 현대) 김화미(19·173㎝·태광산업) 박갑호 (19·180㎝·효성) 이명자(17·173㎝) 박미향(19·177㎝·이상 한일합섬) 이영선 (20·183㎝·호남정유) 등이 거포로서의 충분한 자질을 보여주었다.
특히 배구의 주축인 세터로는 현대의 정금선(19·172㎝)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었는데 빠른 수평토스와 폭넓은 수비등이 일품이었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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