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조건 고려, 쓰기 편하고 즐거운 분위기 만드는데 역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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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수언 가구 디자인전이 3월2∼7일 신세계 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 작품은 탁자 의자 소파 조명기구 등 4종류 7세트로 낱개로는 모두 17개. 주거공간에 쓰이는 가구 중에서도 식사할 때, 편안하게 쉴 때 사용하는 가구만을 선보인다.
현재 서울대 미대 응용미술과 교수로 재직중인 부씨의 이번 전시회는 공업디자이너의 센스로 실제 제작한 실물가구 디자인 전으로는 한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 교수는 『인간공학적인 면을 십분 고려하여 철저히 편하고 또 실내에 두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이번 전시 작품의 형태를 디자인했고 재료를 골랐다』고 얘기한다.
특별히 그가 관심을 갖고 디자인 한 것은 의자종류. 의자는 항상 인체에 직접 닿기 때문에 그 어느 가구보다도 인간공학적 측면에서의 고려가 중요할 뿐 아니라 사람의 동작형태에 따라 다양한 구조로 창조돼야 하기 때문이다.
가구의 제작과정은 사용자의 신장 등 체격요건에 따른 검토가 끝나면 가구의 크기·형태 등을 결정한다. 전체 형태, 부분적 디테일이 검토되고 적당한 재료들을 선택한다. 여러 과정에서 축소된 인체 모형을 사용하여 구조의 결함여부를 테스트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의자가 완성되려면 같은 재료를 갖고 최소한 3회는 제작되어 그 형태와 기능 등이 검토됩니다』고 부 교수는 설명한다.
부교수가 주거공간용 가구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한 재료는 호도나무·장미목·엄나무 등 천연목재와 가죽.
시각적으로 부드럽고 아름다워 친근감이 가는 재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2년 전부터 작품 전을 준비했지만 과학적 자료가 거의 없고 나무 등 재료들도 수입품에 의존하는 등 빈약하여 애를 먹었다고 부교수는 말한다.
『사람의 인체조건이 고려 안된 가구는 사용하기에 불편할 뿐 아니라 심하면 건강까지 해친다』고 지적하면서 부교수는 겉모양에만 치중하는 가구메이커와 소비자에게 경고한다.
그가 이번 작품 전에 선보일 가구들 중에는 흰색 또는 부드러운 갈색의 천연나무 빛깔과 무늬의 아름다움을 십분 살린 등받이가 높은(의자높이 약 1m30㎝) 식탁의자 등이 그 독특한 형태와 분위기로 눈길을 모은다. 상공미전 대통령상 수상(69년). 한국 인더스트리얼 디자이너협회 회장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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