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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사회는 현장으로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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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SK㈜가 '현장을 찾아가는 이사회'를 활성화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3월 '이사회 중심경영'을 표방하며 이사진 10명 중 7명을 사외이사로 구성한 뒤 나타난 변화다. 실무 경험이 없는 사외이사들에게 회사의 국내외 주요 현장을 보여주고 경영감각을 키우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

SK㈜는 오는 23일 싱가포르 특급호텔을 빌려서 6월 정기이사회를 연다. 올 들어 처음 열리는 해외 이사회다. 조순 전 한나라당 총재 등 사외이사 7명을 포함한 이사 전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SK㈜가 석유.화학제품을 거래하는 아시아 최대의 해외 전초기지다. SK㈜의 현지 지사가 있으며, 석유 530만 배럴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의 물류기지를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기도 하다.

이사회 사무국장인 황규호 전무는 "사외이사들에게 회사의 해외 전초기지인 싱가포르 현장과 건설 중인 해외물류기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싱가포르에서 이사회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SK㈜의 현장 이사회는 지난해 초 7명의 사외이사와 3명의 사내이사로 구성된 새 이사회가 출범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4월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SK㈜ 대덕기술원에서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으며 일주일 뒤에는 울산공장에서 첫 현장 이사회를 열었다. 10월에는 중국에 지주회사(SK 차이나 홀딩스)를 설립하면서 베이징(北京)에서 해외 첫 이사회를 열었다. 황 전무는 "일하는 이사회가 되려면 현장을 알아야 한다"며"싱가포르 이사회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몇 차례 더 현장 이사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가 활성화하면서 '거수기' 역할의 이사회가 사라졌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률은 100%다. SK㈜에 따르면 조 순 전 서울시장, 남대우 한국가스공사 사외이사,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등 7명의 사외이사는 연초부터 최근까지 7번 열린 이사회에 전원 매번 참석했다. 사외이사들은 상반기에 회사채 발행, 정기주총 소집, 석유개발사업을 위한 자회사 설립, 우선주 소각 결정 등 굵직한 다수의 안건을 이사회에서 처리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윤석 사외이사 (이화여대 교수)는 "최근 집행부에서 올린 회계법인 선정안을 사외이사들이 반대해 부결하는 등 이사회가 실질적인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 SK 투명경영 일지

■ 2003년

3월26일 : 소버린, SK㈜ 지분매입 시작

■ 2004년

2월22일 : 이사회 10명 중 7명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3월13일 : SK㈜, 주총서 소버린에 경영권 방어 성공

10월18일 : 제주도 CEO세미나에서 '뉴 SK'선언

■ 2005년

3월11일 : SK㈜ 주총서 최태원 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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