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68%가 담배 피운 적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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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10명 중 7명 꼴로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고 이들 중 21.5%는 매일 10개비 이상 피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배문고 홍균 교사(카운슬링 담당)가 지난해 10월 고등학교 3학년 2백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흡연실태 조사에 따르면 「담배를 입에 대본 적이 없다」는 학생은 92명으로 32%였고, 「요즘도 가끔 피운다」가 46명(16%), 「1개비 이상 매일 피운다」가 67명(23%), 그리고 「한때 피워본 적이 있다」가 83명(30%)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입에 대본 경험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68%의 학생이 흡연 경험이 있고 이 가운데 요즘도 가끔 피우거나 하루 1개비 이상 피우는 실질적인 흡연 학생은 1백13명(39%)에 달하는 셈.
또 「담배를 언제부터 피우기 시작했는가」에 대해서는 상담에 응한 흡연학생 56명 가운데 21명(38%)이 고2때부터라고 응답했고 고1때 16명(29%), 중3때 15명(27%) 등으로 중3때와 고2때까지의 3개 학년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중2때부터라고 응답한 학생과 고3때 와서 뒤늦게 습관이 밴 학생의 경우도 각각 2명씩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많은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것을 홍 교사는 『겨울방학이 긴데다 고입 선발고사를 치르고 난 뒤여서 시험에서 해방된 느낌을 갖는 데다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서 빚어지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처음 담배를 피운 곳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친구 집이 18명(32%)으로 가장 많았고 ▲동네골목 8명(14%) ▲자기집 7명(12%) ▲해수욕장이나 캠핑장소 5명(9%) ▲기타 12명(21%)으로 나타났다.
「어떻게 해서 처음 담배를 피우게 되었나」에 대해서는 ▲친구의 권유라고 쓴 학생이 31명(55%)으로 가장 많았고 ▲호기심 20명(36%) ▲이밖에 「어른흉내를 내고 싶어서」와 「그저 눈에 띄어서」의 순.
이 두 가지 설문에서 친구의 권유와 친구 집이 담배를 처음 피우게 된 동기와 장소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나쁜 친구와의 사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피우는 담배의 양」에 대해서는 ▲1∼5개비 21명(38%) ▲6∼10개비 22명(39%) ▲11∼15개비 10명(18%) ▲16∼20개비도 2명이나 있었다.
이밖에 「담배를 왜 계속 피우는가」라는 물음에는 ▲「이미 습관이 되어서」가 37명(66%)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괴로워서 7명(12%) ▲심심해서 5명(10%) ▲공부가 잘 안돼서 4명 ▲친구의 권유에 못 이겨 3명 등이었다. 처음에는 친구의 권유나 호기심에서 시작한 흡연이 습관으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흡연 사실을 집안에서 알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모가 다 알고있다 30명(54%) ▲어머니만 알고있다 15명(12%) ▲부모를 제외한 다른 식구가 알고있다 6명(10%) ▲집에서는 아무도 모른다 5명(9%)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 설문 결과로 미루어보면 많은 가정에서 자녀의 흡연 사실을 알고있으면서도 어쩌지 못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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