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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개 넘는 동아리 활동으로 자연·인문 벽 허무니 창의성 ‘반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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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과 활동이 진로 설계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입시를 뚫는 핵심 요건이 됐다. 하지만 비교과 활동이 ‘모두의 과제’가 되면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졌다. 지난해 하버드대 3명, 서울대 96명 합격이라는 입시 결과가 보여 주듯 다양한 활동이 두드러진 용인한국외국어대부설고교(외대부고)를 벤치마킹해 남다른 비교과 활동 전략을 세워 보자.

외대부고는 협력과 통섭 능력을 기르는 비교과 활동으로 명문대에 높은 진학률을 보이고 있다. 외
대부고 학생들의 음악·과학 활동 모습. [사진 외대부고]

외대부고에는 41개의 창의적 체험 활동, 200여 개의 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다. 학교 측은 이들 비교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통섭과 융합교육을 실현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또 인문사회·자연과학·국제과정 학생들이 교류하며 비교과 활동을 하도록 장려한다. 다른 경쟁력과 관심사를 가진 친구를 만나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워 나간다.

 국제과정 1학년 신서연양은 철학을 기반으로 정치·경제·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철학 동아리에서 활동한다. 국제과정 학생 10여 명과 인문사회과정 친구들 15명이 함께한다. 이들은 3~4개 그룹으로 나뉘어 한 사상가의 철학에 대해 연구한 뒤 모여서 토론한다. 신양은 “국제과정 학생들 중에도 의학·과학에 관심 많은 학생은 자연과정 학생들과, 인문·사회에 관심 많은 학생은 인문과정 학생들과 동아리나 연구모임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로 다른 의견과 관점을 갖고 토론하고 발표하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협력 활동이 개인 성장, 입시에도 도움

외대부고 조경호 입학홍보부장은 “자연과정 학생을 위한 인문학 특강을 열거나 인문과정 학생을 위해 자연과학 분야 교수의 특강을 마련하는 등 학생들이 학문 영역을 넘나들며 사고와 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돕는다”며 “우수한 대학입시 결과는 이 같은 비교과 활동을 더한 데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교과 외 활동으로 창의성을 기르기 원한다. 외대부고는 그중에서도 ‘집단 창의성’을 강조한다. 외대부고 김성기 교장은 “요즘 교육은 창의적인 몇몇 개인의 발상에 의존했던 기존 방식에 자율성을 더한 집단 창의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외대부고는 학생의 집단 창의성을 길러 주는 놀이터”라고 강조했다.

 다른 친구와 함께 연구·활동을 하다 보면 집단 전체의 창의성이 길러지며 이것이 개인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교사들은 이것이 대학입시는 물론 진학 후 학문을 탐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같은 자연과학과정 친구들과 발명동아리에서 활동하는 2학년 박다애양은 요즘 인문사회과정의 경제동아리 친구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꾸미고 있다. 발명품 공모전을 앞두고 자신들이 발명한 제품들의 경제적 가치가 얼마나 될지를 경제동아리 친구들과 의논하는 식이다. 친구들이 효용가치를 가장 높이 평가해 준 발명품을 공모전에 낼 생각이다. 박양은 “서로 다른 과정의 친구들과 동아리나 연구모임을 꾸려 나가고 교류하면서 다른 시각과 아이디어를 배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책 읽고 토론하며 생각하는 힘 길러

비교과 활동을 통해서도 교과나 학습, 지적 성장을 충분히 얘기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독서 활동이다. 이 활동은 학교생활기록부의 필수 기재요건이면서 동시에 각종 수상실적 기재가 금지된 국내 대학입시에서 자신의 사고력과 수학능력을 보여 줄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외대부고의 ‘R&D 북클럽(Reading & Discussion)’은 모든 학생이 1학년 때 문학·사회·과학·예술·종교 등 다양한 분야 권장도서를 읽고 4~5명의 친구와 모여 책에 관해 토론한다.

 2학년 때는 학기별로 책 한 권을 선정해 깊이 있는 토론 활동을 한다. 같은 책을 친구들과 분량을 정해 읽고 저자의 의도나 몰랐던 의미를 토론을 통해 이해하는 식이다. 인문사회과정 2학년 이보연양은 “1학년 때 마이클 샌델 교수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읽으면서 책 속의 예시 하나하나에 관해 찬반토론을 하며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연계열 학생을 위한 ARC(Advanced Research Course)과정은 수학이나 자연과학 분야에 영재성을 가진 학생들이 고교 교육과정에 기초해 심화 내용을 공부하는 심화탐구과정이다. 학생들은 관심 있는 주제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그룹을 꾸려 토론·실험 등의 활동을 한다. 조경호 입학홍보부장은 “이들은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대학교수나 외부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 지도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봉아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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