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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넘겼어! 빅초이 13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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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빅초이' 최희섭(LA 다저스)의 홈런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또 홈런을 쳤다. 4경기 연속 홈런이다. 4경기에서 7개의 안타를 쳤는데 모두 홈런이다.

특히 마지막 4개는 5타석에서 집중적으로 뽑아낸 것이다. 4경기 연속 홈런은 플로리다 말린스 소속이던 지난해 4월 27일부터 5월 1일까지 기록했던 자신의 최다 연속 경기 홈런 타이기록이다.

15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1루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희섭은 1회 초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루넬비드 에르난데스의 4구째를 끌어당겨 우측 담장을 직선으로 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그 4게임 최다 홈런기록(8개.1947년 랠프 카이너)에 도전했지만 이후 네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나 기록 수립에는 실패했다.

시즌 13호 홈런을 날린 최희섭은 다저스의 간판타자 제프 켄트와 함께 팀 내 홈런 더비 공동 선두가 됐다.

메이저리그를 통틀어서는 홈런 부문 공동 18위지만 내용을 보면 최희섭의 홈런은 매우 양질이다. 상대 선발이 왼손투수면 선발에서 빠지는 '플래툰 시스템'의 희생양인 최희섭은 이날까지 161타수에서 1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12.4 타수에 한 개 꼴이다. 올 시즌 10개 이상의 홈런을 쳐낸 타자는 모두 56명. 이 중 최희섭보다 적게 타석에 나온 타자는 단 한 명뿐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지명타자 토니 클라크는 117타수에서 10개의 홈런을 쳤다. 홈런 한 개당 필요한 타수로 계산하면 클라크가 11.7타수로 1위고,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12.1타수(229타수 19개)로 2위, 그리고 최희섭이 당당히 3위다.

2002년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최희섭은 지난해 자신의 최다인 15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직후인 4월 한 달 동안 8개의 홈런을 몰아쳐 기세를 올렸으나 5월에 3개, 6월에 3개, 7월에 2개에 그쳤고 말린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한 7월 말 이후에는 한 개도 추가하지 못했다.

올해에는 플래툰 시스템 영향으로 4월에 3개, 5월에 3개였으나 6월에 들자마자 무서운 기세로 지난 15일 현재 벌써 7개를 때려냈다. 앞으로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 작성은 시간 문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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