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칭다오에 종합병원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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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다오(靑島)에 ‘세브란스’ 이름을 단 종합병원이 들어선다. 정남식 연세대 의료원장은 17일 중국 칭다오 현지에서 중국 신화진(新華錦)그룹과 10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가칭 세브란스 칭다오 병원)을 2018년 하반기까지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내 종합병원이 중국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병원을 짓는 것은 처음이다.

 신화진그룹은 중국 내 다이아몬드 가공·교역 점유율 1위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개발사업에도 진출해 현재 칭다오에 3.47㎢(약 105만 평) 규모의 ‘건강도시’를 건설 중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이 도시 내 ‘의료건강 테마파크’에 들어설 예정이다. 인구 871만여 명이 거주하는 칭다오는 상하이(上海)·톈진(天津)과 더불어 중국 섬유공업의 3대 중심지로 최근 경제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신화진그룹은 설립 자본을 투자하고 설립·운영 컨설팅비를 세브란스병원 측에 지급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인허가 문제 해결과 마케팅도 맡는다.

세브란스병원은 브랜드와 함께 의료·경영·시스템 기술과 관련 인력을 제공한다. 전체 인력의 약 20%를 한국에서 선발해 파견할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10%의 지분 참여를 통한 운영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이 문을 열면 연간 1000억원의 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매해 100억원 정도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3000병상 규모의 대형종합병원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 현실화되면 수익 규모는 훨씬 더 커지게 된다.

 업계에서는 세브란스병원의 이번 진출이 향후 본격적인 중국 의료 수출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 의료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4%로 1인당 2000위안(약 33만원) 정도이지만 2020년 전체 의료비 지출 규모가 8조 위안(약 132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남식 의료원장은 “칭다오 병원은 세브란스 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하는 첫 병원으로 세브란스 130년 역사의 특화된 의료와 경영 노하우가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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