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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 길엔 충무공의 얼이 새록새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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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객사리에서 임원빈(왼쪽) 이순신연구소장과 정진술 전 해사박물관 기획실장이 백의종군로 표시를 하고 있다. [사진 순천향대]

충남 아산시와 순천향대가 ‘충무공 이순신 마케팅’에 나섰다. 영화 ‘명랑’ 흥행을 계기로 삼아서다. ‘이순신 테마 여행’ 열차를 운행하고 충무공의 백의종군로를 고증해 관광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복기왕 아산시장과 조형익 코레일 대전충남본부장은 지난 13일 아산시청에서 ‘이순신 테마 여행’ 공동 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이순신 장군을 주제로 한 관광열차를 다음달부터 운행한다. KTX 등 열차를 타고 천안아산역이나 인근 아산역(수도권 전철)에서 내려 관광버스를 타고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관광버스는 오전 10시40분 천안아산역을 출발한다. 이후 오후 6시20분까지 송악면 외암민속마을, 현충사(이순신 고택 포함), 충무공 묘소, 온양민속박물관 등을 둘러본다. 시는 관광열차 이용객에게 박물관 등의 입장료를 50%까지 할인해 주기로 했다. 코레일도 열차 요금을 깎아줄 예정이다.

 아산시는 다음달부터 2개월 동안 관광열차를 운행한 뒤 인기가 높으면 내년부터 관광버스 운행 대수를 늘리기로 했다. 유선종 아산시 문화관광과장은 “많은 사람이 이순신 장군의 유적을 찾아 그의 리더십과 나라 사랑 정신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아산시는 지난 8월부터 ‘이순신 테마 코스’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주 6회 운행하는 이순신 테마 코스 시티투어는 오전 10시30분 장항선 온양온천역 앞에서 출발해 오후 4시30분까지 충무공 묘소와 현충사 등을 들른다. 요금은 성인 기준 1인당 4000원.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는 지난달 말부터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로 고증 작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해군 역사기록관리단이 제안한 용역사업이다.

백의종군로는 이순신 장군이 1597년 4월 1일 ‘백의종군’ 처분을 받고 서울 의금부를 나와 경남 합천군 율곡면에 있던 도원수부(都元帥府)에 도착한 548㎞(62일)의 여정이다. 서울과 경기도·충청남도·전라북도·전라남도·경상남도에 걸쳐 있다. 백의종군로 고증 사업은 경남·전남 지자체가 이미 마쳤다.

하지만 서울에서 경기도·충청남도·전라북도에 이르는 238㎞는 그 동안 고증이나 정비 사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고증에는 ‘난중일기’와 조선시대 고지도 등이 활용된다. 내년 1월까지 계속되는 이 사업에는 임원빈 이순신연구소장과 정진술 전 해사 박물관 기획실장, 노기욱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임 소장은 “국가 차원에서 처음 고증을 하는 것”이라며 “이순신 백의종군로를 연구한 전문가들이 대부분의 구간을 걸어서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순신연구소는 고증결과를 해당 지역 지자체에 통보할 계획이다. 백의종군로를 정비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하자는 차원에서다.

 이순신 장군은 서울 건천동(현 인현동)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 외가가 있는 충남 아산시 염치읍 백암리에서 살았다. 이 때문에 아산엔 고택과 사당(현충사) 같은 충무공 발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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