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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대까지의 산업판도 이렇게 바뀐다|생명공학·전자산업 빛 보고 철강·석유·조선은 내리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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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000년까지의 20년간을 흔히들(석)과 미생물·우주·에너지의 시대라고 말한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실리콘으로부터 세라믹에 이르기까지 기술혁신을 통해 더욱 대대적인 산업재편성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술혁신을 하는 업종은 계속 성장하고 못하는 업종은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오는 2000년까지의 성장유망산업·사양산업을 알아본다.

<성장 유망산업>
80년대에 뚜렷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산업은 전자·정보·정밀기계 및 의약품·원자력기기·교육·교통시스팀등을 들 수 있다.
90년대에는 해양개발·정보시스팀·우주산업·신형농업등이 유망하다.
80년대에는 우선 변혁을 추진하는 원동력으로서의 전자산업이 본격적인 성숙기에 들어가 갖가지 새로운 산업들이 꽃을 피울 것이다. 컴퓨터의 개발에 따라 현재 단순작업에만 종사하고 있는 로보트의 인간화가 추진돼 공원의 역할을 대행함으로써 공장의 무인화가 급속히 이루어진다.
컴퓨터의 소형화·저렴화로 90년대에는 한 가구에 한대씩 보급되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컴퓨터의 발달을 지탱해 주는 산업으로서 반도체메이커는 더욱 비약적인 성장을 해 오늘날의 철강산업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통신분야도 유망산업. 광섬유에 의한 광통신이 90년대에는 실용화될 것이며 이에 따라 일반가정에서도 TV와 함께 팩시밀리(전자통신)가 정보 주요 전달수단이 될 것이다.
향후 10년간은 또 에너지절약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소재의 개화기가 될 것이다. 자동차 경량화의 주재인 탄소섬유가 다른 플래스틱과 합성돼 자동차의 차체소재로 널리 이용되고 고도의 내열성과 강도를 가진 세라믹 등 새로운 소재가 개발돼 90년대부터 2000년대에는 현재의 금속엔진에 대체될 것이다.
전자공학이나 신소재등 90년대까지의 성장산업은 현재의 기술연장선위에 있으나 2000년이 넘으면 인류는 지금의 지식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술과 산업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종래와 같은 단수의 기술에 입각한「종형산업」으로부터 각종기술과 시스팀을 조합시킨 「횡형산업」 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이다.
생명공업을 이용한 새로운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세포융합의 기술을 구사해 감자와 토마토의 성분을 함께 갖고 있는 새로운 직물을 개발한다든지, 조직배양으로 생물을 탱크에서 양산한다든지, 물고기를 번식시키는 해양목장을 만들 수 있다.
의약품의 개발도 유명한 성장산업으로, 특히 제암제가 성장산업의 왕좌를 차지할 것이다. 암세포의 정체에 대한 해명이 이루어지면 결핵균에 대한 스트랩토마이신처럼 암발생을 억제하고 암세포만 죽이는 새로운 약의 개발도 꿈이 아니다.
우주개발산업과 해양개발산업도 유망산업 중의 하나. 2000년대에는 별나라 여행이 가능할 것이다. 이에따라 우주산업은 무한한 발전을 거듭할 것이 분명하다. 한편 해수로부터는 우라늄·해저로부터는 망간 등 각종자원을 채취하는 사업이 기업화해 가히 21세기는 우주와 해양의 시대가 될 것이다.
2000년에 들어 서면 모든산업이 에너지의 절약으로부터 해방된다. 원자력 에너지의 현단계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고속증식로의 개발은 현재 시운전단계이나 2000년께에는 완전 실용화된다. 전문가들은 또 그 뒤 20∼30년을 경과하면 핵융합도 실용화 돼 에너지 문제는 완전히 해결될 것으로 보고있다.

<사양화 산업>
80년대에는 현재 호황을 누리고있는 비철·종이·펄프·섬유·석유·조선·출판등의 성장이 무디어지고 이어 철강·자동차산업도 사양길에 접어 들 것이다.
철강과 자동차산업은 현재 산업계의 중심이 되고 있으나 철대신 CFRP(탄소섬유강화플래스틱)등 새로운 소재가 속속 실용화되고 자동차도 전자공학의 발달로 집에서 근무하는 제도가 널리 보급되고 새로운 교통시스팀이 등장함으로써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차체도 80년대안에 CFRP가 사용될 것이나 90년대에는 더욱 보급되고 90년대말에는 내열·강도가 뛰어난 세라믹엔진이 실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를 최대의 소비처로 삼고있는 철강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이다.
새로운 소재로 차를 만든다고 해서 자동차산업이 곧바로 사양화하지 않겠지만 기술혁신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전망도 흐리다. 이미 무인전차가 나오고 컴퓨터로 운전하는 도시교통의방향이 제시되고 있다. 금후 20∼30년간은 교통산업을 성장업종으로 보는 견해도 있으나 공공수송기관의 발달, 집에서 근무하는 제도의 보급, 레저형태의 변화등을 생각하면 결코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현재 에너지의 주역인 석유도 원자력발전, 새로운 에너지의 개발로 90년대에는 주역의 자리에서 내려올 것이다. 석유화학이 나프타대신 석탄이나 중질유를 원료로 전환되는 시대가 올 것이고, 자동차의 원료가 전기나 액화수소로 바뀌면 석유산업의 성장은 일단 주춤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지금 막 시작한 컴퓨터도 비성장산업으로 꼽기도 한다. 컴퓨터의 개발이 더 이뤄지면 개인용컴퓨터는 가전제품에 들어가 일체의 컴퓨터가 부품산업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가 발달해 출판도 영향을 받아 서적의 형태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알루미늄제련·종이 및 펄프·조선·석유화학·섬유등 이미 구조적인 불황업종으로 낙인찍힌 산업들은 80년대 안에 정리, 통합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원료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에너지코스트의 제약으로부터 빠져 나오지 못하는 각종 에너지 다 소비 산업과 기술혁신의 가망이 없는 산업은 성장업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에 속해 있는 기업이라고 반드시 성장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알루미늄산업이라해도 압연·가공부문은 성장가망이 있다.
또 핵융합등 에너지 기술의 혁신이 이루어지면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생명공학이 발달하면 화학이 인기산업으로 변할 가능성도 많다.
섬유도 패션이 달라짐으로써 새로운 성장이 가능하다.
요는 기술혁신에 어떻게 기업들이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기존의 산업분류에 관계없이 기술혁신에 과감히 도전해 활로를 찾는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쇠퇴하는 운명을 맞는다고 봐야할 것이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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