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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거울」에 비친 「여심」|생활속의 애환그린 조용한 목소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 일상에 얽힌 애환들을 곱게 엮어낸 여성들의 수필 『손거울』란은 81년 한햇동안 1천…○
○…여통이 넘는 독자들의 투고에서 골라 꾸며졌다. 비관적도 아니고, 또한 거창한…○
○…부르짖음도 아닌『손거울』란은 그동안 조용한 목소리로 많은 이야기를 해왔…○
○…다. 오늘의 여성, 스스로의 자화상이라고도 할수있는『손거울』란에 비친…○
○…81년의 여심을 살펴본다. …○
투고자 가운데 90%이상이 주부인 『손거울』필자들은 그들의 글속에서 부부관계나 자녀문제, 그리고 가족·가정·이웃등 일상과 가장 밀접해 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쓰고 있다. 사회구성의 가장 핵심적인 조직체인 가정에 관한 주부들의 글은 주부들 뿐만아니라 가정을 구성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로서 호소력도 그만큼 높아 반응 또한 많았다.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내용에서 주부들이 일단은 가정을 위해 자신을 지나치게 희생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문부터 제기하고 있다. 식사준비, 설거지, 청소, 세탁, 남편이나 자녀를 돌보는 일 등 헤어날수없는 집안살림 때문에「자아」를 완전히 상실해가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같은 의문으로해서 주부들은 「자아」를 찾고자하는 뜻을 세우기도 하고 초조한 방황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결국 그「희생」에서 의미와 보람을 찾고자하며 스스로의 자리를 다시한번 다져간다.
81년 한햇동안 가장 많은 투고로 5회에 걸쳐 글이 게재되었던 마선숙씨(주부·서울도봉구창동)는 그 대표적인 케이스로 때묻은 일상에서 의미를 찾고자하는 노력을 보여준다.
가사에 묻힌 자신이 허망해질때 가족들의 건강한 모습에서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겠다고 다짐하는 마씨는 『아랫방에 세든 전과자』『정성과 치맛바람은 다르다』등 이웃에 대한 진실한 사람이 어떤 것인가도 말해주고 있다. 이밖에 『밥만 짓는 여자인가』를 쓴 오순옥씨(주부·경기도의정부시신곡동)역시 늘 하는 일에 짜증이 나 바가지를 긁지만 곧 후회하게 된다고 고백한다.
『손거울』란에 4번 그글이 게재된 이영훈씨(서울강남구압구정동)는 부부나 부모, 자녀등 가족과의 짙은 인연을 느끼게하는 깊이있는 글을 써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이씨의 글『남편 닮아가는 아내』는 서로 다른 인격이 만나 닮은 꼴로 동화되어가는 일반적인 부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밖에도 자주 찾지못하는 친정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나 시집간 딸에 대한 그리음을 엮은 어머니의 사연도많다.
가정에 얽힌 이야기만이 아닌 사회에 대한 주부들의 호소나 건의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유선씨(주부·서울도봉구월계동)의 『흡연시비』나 임궁희씨(주부·서울강남구삼성동)의 『넓어진 해외유학길』, 이경희씨(주부·서울도봉구공능동)의 『짐스런 은행출입』, 이영훈씨의 『꼭 1등시민이 되어야 하나』, 원숙자씨(주부·서울강서구화곡동)의 『내 나라를 버리고 떠나는 이민』등이 그것이다.
『뒤늦은 영어회화공부』(김수홍)나 『생활의 여백을 채우기 위해 시조강좌 들으러』(홍승자)등은 중년에 들면서 자신에 충실하려는 주부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녀도 자라고 가정도 일단 본궤도에 올라 여가가 많아진 주부들의 입장에서 이같은 자아발견의 길을 찾는 주부는 『손거울』투고자 가운데서도 두드러진다.
문학수업의 기초적인 작업이라 볼수 있는 수필을 쓰기 시작한 동기부터가 자아의식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손거울』투고자 가운데 나름대로의 그룹을 조직하여 본격적인 문학수업을 하고있는 주부도 많다. 특히 안양 문우회(회장 홍성숙) 회원들은 『손거울』의 정기적인 투고자들로서 게재횟수도 상당히 많다.
『손거울』게재를 계기로 시작이나 창작공부를 시작했다는 의욕적인 주부도 많다.
『손거울』란은 일상에 얽혀드는 생활속의 애환, 그리고 정겨운 이웃의 이야기들을 모아 82넌에도 계속「여심」을 대변해 나갈 예정이다. 투고때는 2백자 원고지 7장의 내용과 표정있는 사진 1장을 꼭 동봉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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