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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신분절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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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그문트·프로이트」의 명성은 여전하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40년이 되고 그의 주저 『꿈의 해석』이 나온지 80년이 된 오늘에도 그의 이름은 생생하기만 하다.
심리학자「보링」이 『실험심리학사』에서 앞으로 3세기동안 그의 이름을 빼고선 심리학사를 쓸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
「정신분석」(psychoanalysis)이란 말도 그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그는 처음에 신경병치료에서 최면과 카타르시스요법을 채용했었다. 1896년부터는 「자유연상법」으로 바꾸었다.
환자가 눈을 감고 드러누워서 어떤 한가지 증후에 주의를 집중시켜, 그 증상이 나타날 때의 상황을 무엇이나 생각하게한다. 환자가 생각이 나지않을때는 의사가 무엇이든지 생각나는대로 말하도록 인도한다. 이게 자유연상방법이다.
여기엔 강요적 인도는 개입되지 않는다. 한번에 1시간, 매주 세 번씩2년이나 3년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러나 근착 미주간 뉴스위크지에 의하면 그의 후계자들은 새로운 방법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꿈」이나 「무의식」과 같은 내적심리갈등 상황보다 일상생활변화를 더 중시하는 간단한 심리요법이다.
가령 정신의학자들은 지난밤 꿈이 어땠느냐고 묻기보다 『요즘 당신 직장에 무슨 새로운 일은 없읍니까?』를 묻고 있다.
이에따라 옛날식의 처방대신 상사나 동료에겐 이러이러하게 대하라는 식의 충고를 하는 방식이 등장했다.
「행동개조」기술을 억지로 적용하는 대신 습관적인 대응방식을 조금씩 바꾸도록 환자를 돕는다. 어떤 경우엔 환자의 자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일정한 기간안에 고치도록 합리적으로 설득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정신신경의학자들은 분석적인「대화치료」형태와 함께 다른 여러 가지 치료방식도 동원한다.
생리·사회·인간행동에 대한 지식도 치료에 동원되고 있다. 그점에서 미국일리노이주 에번스턴병원의 정신과장「도널드·그리스」는 이를 「실용주의적 절충법」이라고 부른다.
환자도 꼭 심리학자나 정신병의사만이 아니라 사회사업전공의 치료사를 찾는 경우도 많다. 정신치료의 특수한 전문성이 약화된 결과다. 그 때문에 지난 15년동안에 정신과전문의과정을 밟는 의학도는 12%에서 2%로 급격히 떨어졌다.
심한 경우 정신병치료는 일정한 방식을 따라야하는「과학」이기 보다 환자와치료사 사이의 신뢰관계에 의존하는 「신념체계」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구조와 치료체계는 역시 주류로 남아있다.
「프로이트」가 내세운「행동」「자아」「초자아」라는 개념이나 「방어기제」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대화치료」방식도 마찬가지다.
「프로이트」의 위대성을 강조한 「보링」의 예언은 더욱 확실해지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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