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 처벌않고 전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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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윤상군 유괴범 주가 여학생 제자들을 꾀어 문란한 성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이 윤상군이 유괴되기 14개월 전에 이미 한시민의 제보로 주의 전임지인 C여중에 통보되었으나 학교측이 이를 철저히 조사하지 않은 채 처벌도 하지 않고 경서중학교로 전보시킨 사실이 밝혀졌다.
주의 비행을 처음 학교측에 알린 사람은 서울면목2동140의70 정웅찬씨(36·사업).
정씨에 따르면 지난 79년8월쯤 세종문화회관 뒷길에서 우연히 여학생용 책가방을 주웠는데 가방을 열어 보다 주가 여학생제자 여러명을 욕보였으며 지금도 박모양(16)과 불륜의 관계에 있다는 내용의 여학생이 쓴 편지를 발견, 이를 가지고 C여중을 찾아갔다는 것이다.
정씨는 교무실에서 문제의 편지를 내보이며 『이런 선생이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당장 파면 조치하라』고해 학교측으로부터『철저히 조사해서 처벌하겠다는 각서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정씨는『만일 당시에 주가 경서중학으로 전보되지 않고 처벌을 받아 교육계에서 떠났더라면 이런 참혹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 아니냐』며 학교측의 미온적인 처사가 불행을 가져왔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C여중 측은 당시에 주와 편지에서 드러난 박모양을 불러 불륜의 관계를 추궁했으나 이들이 이를 극구 부인, 주만 80년3월1일자로 전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부교육구청은 당시 C여중이 상신한 주의 전보사유는『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전보가 불가피한 자』라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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