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부터「백발부친」까지 1시간30분, "판소리 악보 체계 있게 정리하고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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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제부터는 딴데 마음 팔면 안되지요. 더욱 더 열심히 해가지고 한선화란 이름을 떨쳐야지요. 앞으로는 대학진학도하고 판소리악보도 체계 있게 정리하고 싶습니다』
오는 30일(하오7시)소극장공간사람에서 판소리 심청가발표회를 갖는 한선화양(25). 서두부터 「눈어두운 백발부친」까지를 l시간30분간 노래한다.
그는 대금의 명인 한범수씨의 10남매중 세째딸. 북 장단만을 치는 고수는 한양의 스승으로 판소리심청가의 인간문화재 정권진씨의 아들인 회천씨(24)가 맡아 원로 국악인 2세들이 나란히 출연하여 화제가 되고있다.
『제가 어렸을때 우리가족은 종묘 골목안 정악원에서 살았어요. 가야금소리·창소리 속에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5, 6세부터는 혼자 북도 쳐보고 판소리 흉내도 내곤 했어요. 제가 흉내를 잘 냈었나봐요.』
일찍부터 재능이 있다고 눈여겨보던 아버지 한씨가 조금씩 가르쳤고, 한씨 댁을 찾던 김소희씨·김경희씨등 손님들이 모두 그의 스승이었다고 한다. 국악예술중학교에 입학하고는 김여난씨에게 정정렬제 춘향가를 배웠다.
이무렵 그는 국악경연대회에 나가 춘향가의 한 대목을 썩 잘 불러 최우수상을 받았다. 고교때는 정권진씨 문하에서 정응민제 적벽가를 익혔다. 졸업후에는 판소리를 떠나 성금연·함동정월씨에게 익힌 가야금으로 75년부터 서울 시립 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있다.
『지난 3월부터 다시 정선생님께 판소리를 공부하고 있읍니다. 판소리는 제가 할 일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읍니다.』소리의 드나듦이 심하고 장엄한 우조의 가락을 특징으로 하는 정응민제 심청가는 부르기가 무척 어렵지만 그래서 더욱 잘해보고 싶다고 한양은 의욕을 과시한다. <박금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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