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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년 전 고종 침실 … 되살아난 덕수궁 석조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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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근대 자주 국가 선언의 상징적 건축물인 덕수궁 석조전이 104년 전 모습으로 되살아왔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7일 오전 5년에 걸친 복원 공사를 마무리하고 ‘대한제국역사관’으로 거듭난 석조전을 공개했다.

 석조전은 대한제국 광무황제(고종의 대한제국기 호칭) 집무 공간으로 1910년 완공됐다. 중화체제로부터 벗어나 독립 국가의 기틀을 놓기 위한 변화와 개혁을 시도한 고종(1852~1919)의 뜻이 담겨 있다. 이후 일제 강점기에는 덕수궁미술관과 이왕가미술관으로 변형됐고, 해방 뒤 미·소공동위원회 등이 사용한 후 국립현대미술관·궁중유물전시관·덕수궁관리소 등으로 원형이 크게 훼손됐다.

 사업비 141억원을 투입한 이번 복원 작업은 1898년 영국인 하딩의 설계 입면도 청사진과 일본 하마마스 시립도서관 배치도 등 다양한 고증자료와 각계 전문가의 검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복원 자문위원인 안창모 경기대 건축설계학과 교수는 “석조전은 식민사관으로 왜곡됐던 고종의 자주적 근대화 의지가 실천된 건물로 대한제국 역사 복원의 한 길이 뚫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한제국역사관은 13일 오후 문을 열고 관람객을 맞는다. 10월 13일은 광무황제가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짓고 황제로 즉위한 사실을 선포한 날이다. 문화재청은 그 역사성을 되새기려 같은 날에 개관식을 연다고 밝혔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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