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끌고 줄기세포 밀며 7일째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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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스닥 시장에 모처럼 생기가 돌고 있다. 벌써 연 7일째 상승했다. 26일 코스닥 지수는 3.02포인트(0.67%) 오른 456.19를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 950 벽에 부닥쳐 답답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거래소 시장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은 지난 24일 이래 3일 연속 거래소 시장을 웃돌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세달 가까이 큰 폭으로 조정받았던 코스닥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줄기세포 종목의 비정상적인 거래 폭증 등을 문제 삼아 단기과열 조짐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올 초 코스닥의 '테마주 랠리'에 휩쓸렸다가 손해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반등하자 매도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외국인이 앞장=연초 코스닥시장은 정부의 벤처 활성화 정책 발표에다 줄기세포.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이른바 '테마 종목'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급등장세를 연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월17일 연중최고치(515.05)를 기록한 뒤론 줄기차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지난 4월부터 본격 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서도 코스닥 시장에서 단 이틀만 빼고 순매수 행진을 벌였다. 26일까지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1300억원이 넘는다. 외국인 매수세는 주로 반도체 장비.인터넷주 등 정보기술(IT) 우량주에 쏠려 있다. NHN.휴맥스.디엠에스.주성엔지니어링 등이 외국인들의 주요 매수 타깃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황우석 신드롬'에 자극받아 줄기세포.바이오 관련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코스닥 시장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 코스닥의 강세는 미국 증시흐름에 영향을 받는 측면도 있다. 이달들어 지난 24일(현지시간)까지 미국의 다우지수는 2.60% 오른데 비해 IT.바이오 종목들이 몰려 있는 나스닥지수는 6.69%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이달들어 26일까지 7.49% 올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 상승률(3.58%)을 두배 가량 웃돌고 있다. 대투증권 김대열 연구위원은 "최근 코스닥 시장이 IT종목의 주도로 급등세를 보이는 미국 나스닥 시장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물벽에 근접=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위원은 "코스닥 지수가 기술적 저항선인 60일 평균선(458.25)에 근접해 뒤늦게 추격 매수하기는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수 460~480대는 올들어 거래량의 23.8%가 누적돼 있는 최대 매물벽"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거래가 줄기세포 종목에 비정상적으로 집중되면서 빚어지는 시장 왜곡 현상이다. 실제로 26일에도 전체 코스닥 거래대금의 25.3%가 이른바 '황우석 수혜주'로 꼽히는 산성피앤씨.조아제약.마크로젠 등 단 세개 종목에 몰리는 상황이 빚어졌다. 한화증권 이영곤 책임연구원은 "거래소 시장과 따돌린 나홀로 강세는 오래 유지하기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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