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락이 멈췄지만 LG는 '팀 노히트노런'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LG 신정락(27)이 노히트노런 직전에서 멈췄다. 그러나 LG는 대기록을 향해 계속 달렸다. LG 투수들이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최초로 '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신정락은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홈 경기에서 7회 초까지 안타를 1개도 내주지 않고 무실점(1볼넷)으로 호투했다. 볼넷은 단 1개만 허용했다. 주무기 커브가 뱀처럼 꿈틀거리며 홈플레이트를 통과하자 NC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신정락은 0-0이던 8회 초 선두타자 조영훈을 삼진으로 잡았다.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9개). 그러나 후속타자 이호준에게 볼넷을 내주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강상수 LG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역대 11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 진행 중인 데다, 이때까지 투구수 99개에 불과했기 때문에 교체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신정락이 "오른쪽 중지 손톱을 다쳐 더 던질 수 없다"며 스스로 교체를 요구했다. 결국 유원상이 마운드에 올렸다. 7과 3분의 1이닝 동안 무안타(2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떠난 신정락에게 LG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신정락은 떠났지만 LG에는 또 다른 신정락이 있는 것 같았다. 유원상이 1과 3분의 1이닝, 신재웅이 3분의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LG는 9회 말 1사에서 박용택의 2루타와 이진영의 끝내기 안타로 1-0 승리를 거뒀다. 동시에 LG의 팀 노히트노런이 완성됐다. 한국보다 프로야구 역사가 100년 앞선 메이저리그에서도 팀 노히트노런은 11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신정락은 "내 욕심을 부리다 팀이 질 수도 있기 때문에 미련 없이 내려왔다. 팀이 큰 기록을 세우는데 역할을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5위 SK는 인천에서 한화를 11-1로 대파했지만 4위 LG와의 승차(1.5경기)를 좁히지 못했다. SK 김강민은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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