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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또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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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SKC가 또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비디오테이프 및 CD 생산 공장을 중국으로 전부 이전하기 위해 희망 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관리직 사원의 11%인 88명을 줄였다. 31일까지는 생산직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내부적으로는 두 차례의 희망 퇴직을 통해 전체 2400명 중 400~500명을 줄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노조와 희망 퇴직자의 위로금 규모를 놓고 협의 중이며 회사는 10년 이상 근무자의 경우 퇴직금 외에 10개월치 임금을 위로금으로 줄 방침이다.

SKC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부터 사업구조조정을 했다. '구조조정'이란 말이 업계에 생소했던 때에 사업의 골격을 뜯어고치기 시작한 것이다. 영상비디오 배포사업을 접은 것이 이 회사 구조조정의 시발점이다. 당시 직원 80명을 내보냈다. 이후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꾸준히 정리하는 한편 새 사업을 전개했다. 비디오 테이프와 CD 등의 제조는 중국으로 옮기고, 플로피 디스크 제작사업 등에선 손을 뗐다. 대신 휴대전화 단말기와 LCD용 부품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SKC의 사업구조는 지난 10년 동안 확 바뀌었다. 전기전자제품의 소재로 쓰이는 폴리에스터 필름을 만드는 것을 빼고는 국내 생산 제품군이 완전히 바꿨다. '비디오테이프' 회사에서 첨단 전자제품 및 소재 업체로 탈바꿈했다.

<그래픽 참조>

이 회사 관계자는 "가급적 기존 인력은 신규 사업 분야 등으로 재배치하려고 하지만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노조가 회사의 생존전략을 이해해 희망퇴직제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변신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주력상품의 얼굴도 바뀌었다. 지난해 SKC의 비디오 테이프 매출은 1200억원으로 전체(1조3000억원)의 10%도 안 된다. 특수 화학제품 원료(4300억원)와 휴대전화기(3400억)가 사업의 양 날개가 됐다. 또 SKC는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전자 회로 기판용 필름을 독자생산할 방침이다. 430억원을 투자해 2006년 하반기에 충북 진천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SKC측은 "차세대 전지와 바이오.나노 분야의 사업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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