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병사 1000명 시대] 따돌림 당할 우려 … 지휘관부터 교육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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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다문화 2세에 대한 왕따(집단 따돌림)를 걱정한다. 이런 일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마산대학 정지언 영유아보육과 교수는 “2025년에는 병사 50명 중 한 명꼴로 다문화 병사가 입대할 것”이라며 “이때를 대비해 모든 병사가 다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고 인성 교육을 강화하는 등 병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휘관의 인식도 병사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광억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 사관학교에서는 문화인류학을 교양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는데 우리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가정을 건강하게 하는 시민의 모임’ 고선주(전 한국건강가정진흥원장) 공동대표는 “훈련소에서 군사 훈련뿐만 아니라 인권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휘관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문화 병사들의 종교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육군3사관학교 정병삼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한국군사학 논집』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군에서 활동을 인정하는 종교(기독교·불교·천주교·원불교 등) 외 소수 종교를 믿는 다문화 병사들이 입대하면서 종교로 인한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고선주 대표는 “다문화 병사가 늘면서 종교가 다양해질 텐데 현재의 음식이나 종교활동 허용 기준으로는 이들을 수용할 수 없다”며 “음식과 종교를 다양화한 시범 부대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 병사들을 잘 활용하면 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주장도 많다. 황대식 공군사관학교 강의전담교수는 “다문화 병사들은 외국어를 잘한다. 해외 파병 때 이들을 활용하면 현지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어 군의 글로벌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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