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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설비투자 등 엔저 활용 방안 강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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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인들에게 “엔저 상황을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0일 정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핫라인’ 참여기업인 40명과 오찬간담회장에서다.

‘핫라인’은 최 부총리가 재계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기업인 80명에게 언제라도 자신의 휴대폰·이메일을 통해 직접 연락하도록 한 것을 말한다. 최 부총리는 이 중 40명과 이날 첫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지금이 바로 우리 경제의 도약과 정체가 결정되는 ‘골든타임’”이라며 “모든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으며 특히 경제계에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미래를 대비해 과감한 투자를 해달라”라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엔저로 인해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것을 설비투자 확대 등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5월 외화대출 지원한도를 100억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확대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업승계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책을 설명하고 “우리도 독일이나 일본처럼 200~300년 된 명문기업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도 촉구했다. 최 부총리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서비스 분야가 많은데 대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예를 들어 유원시설(테마파크)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춰야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는 만큼 대기업들의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관광객을 수용할 호텔 객실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사대문 내 기존 노후 건물들을 개보수해서 비즈니스 호텔을 짓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규제완화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건축·환경·문화재 관련 규제와 관련해 기업들의 애로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행중인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장의 애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알려달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최 부총리에게 기업경영에 유리한 투자환경 조성, 현장의 소리를 듣는 적극적 소통, 정부와의 지속적인 만남 등을 요청했다. 김상열 OCI 부회장은 “수출기업들이 시장에서 느끼는 무한경쟁은 가히 살인적”이라며 “정부가 기업경영에 유리한 투자 환경을 조성해 준다면 기업들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구용 인지컨트롤스 회장은 “기업소득환류세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무엇이 투자에 해당하는 것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며 “감사인 의무 지정 제도도 기업의 비용만 높여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서용원 한진 사장, 한기선 두산중공업 사장, 황각규 롯데쇼핑 사장,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전인성 KT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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