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병원 갈까? 어디서 개업할까? 궁금증 속 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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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자신에게 맞는 병원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맞춤형 병원찾기 서비스 앱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가 차곡차곡 쌓아둔 각종 빅데이터는 국민 개개인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업이 성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맞춤형 병원 찾기와 의료경영지원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심평원 진료정보분석실 김록영 부연구위원은 “심평원의 원시데이터(Law data)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면 심평원의 야심작인 두 서비스는 과연 어떤 콘텐트를 갖추고 있을까.

전국 8만4971개 요양기관(의원·치과·한방·약국·병원·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조산원 등, 2013년 말 기준) 중 내게 가장 맞는 곳을 금방 찾아낼 수 있을까.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모바일 병원검색 서비스 개발업체인 메디벤처스가 공동으로 3억2000만원을 들여 12월 말까지 진행하는 ‘빅데이터 활용 스마트서비스 시범사업’이 끝날 무렵이면 이 일이 가능하게 된다.

내게 맞는 병원 골라낸다

메디벤처스는 연내 심평원이 ‘맞춤형 병원 찾기 서비스’를 탑재한 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심평원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 앱은 맞춤형 질환 정보 서비스다. 의학용어를 잘 몰라도 자신에게 맞는 병원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정확한 병명은 몰라도 걱정 없다. 가령 ‘감기’는 의학적으로 전문용어가 ‘상기도감염’이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감기’로 검색해도 질병코드·증상·진료비용 등을 한번에 알아낼 수 있다.

 허리가 아프긴 한데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인지, 허리근육통인지 정확히 모를 때 자신의 여러 증상을 구체적으로 입력하면 질환명을 압축할 수 있다. 해당 질환의 시술 건수가 많은 병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김 위원은 “특정 질환 진료를 많이 해 어느 정도 검증된 병원을 선택하기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가령 증상 칸에 ‘가슴’이라고 입력하면 연관검색어(가슴통증, 가슴 두근거림, 가슴 아파요 등)가 줄줄이 이어진다. 손목터널증후군이라면 진료정보 제공 화면에 질병코드(G560)와 증상(엄지·검지·중지·손바닥 부위에서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 …)이 구체적으로 뜬다.

 진료비용 중 급여 및 비급여 항목, 급여+비급여 항목별 각각의 평균·최소·최대 비용이 나온다. 1㎞ 이내에 있는 상급 병원 혹은 종합병원을 검색할 수 있다. 김 위원은 “심평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제 환자는 진료 선택권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원하는 진료를 받으면서 진료 비용과 보험료까지 줄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5만8000개가 넘는 병·의원이 전국에 깔려 있다. 김 위원은 “의원급이라 해도 개원할 때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상권 분석 없이 실력만 믿고 개원했다가는 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만8000여 곳에 달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5년 이내 폐업율이 17%에 달한다. 개원을 앞둔 이들이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럴 때 심평원이 곧 오픈할 ‘의료경영지원 서비스’가 큰 역할을 할 것 같다.

 ‘개원 지역 예측서비스’와 ‘요양기관 운영지원서비스’ 등으로 나뉜다. 우선 ‘개원 지역 예측서비스’는 어딘가에서 병원을 열려고 준비하는 의사가 참고할 만하다. 심평원 사이트에서 누구나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연내 파일을 업로드할 계획이다. 개원 희망의는 심평원 사이트에서 전문 진료과목, 예상 규모(의료인 수, 예상 병상 수, 보유 의료기기), 변수(희망·최소 매출, 개원 지역) 등을 담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요양기관 운영 서비스도

이 서비스를 잘만 이용하면 개원 후보 지역 입지를 분석해 가며 최적 지역을 골라낼 수 있다. 해당 시·군·구별 환자는 몇 명이고, 소득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어떤 질환자가 가장 많은지, 동급·동종의 요양기관은 잘 돌아가는지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개원 이후 운영 상황 관련 시뮬레이션을 만들기 쉽다. 개원 초기 매출액, 개원 1년 후 매출 추이, 동종 요양기관과 예상 경쟁 지수도 측정할 수 있다. 이 서비스에는 요양기관 현황, 진료 및 포괄수가(DRG) 내역 등 심평원 내부 정보가 깔린다. 여기에 통계청의 주거정보(주거·직장 인구 수) , 부동산114(소득 수준 측정을 위한 부동산 시세정보) 등 심평원 외 정보도 총출동된다.

 ‘요양기관 운영지원서비스’는 병원 운영자에게 적합하다. 병원 운영 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의 건강보험 청구 비용 심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고, 청구 내역 및 심사가 끝난 결정 내역은 뭔지, 심평원이 매년 진행하는 병원 평가등급은 어떻게 나왔는지도 실시간 검색할 수 있다. 유행질환 예측 모형을 통해 요양기관이 빨리 대응할 수 있는 정보도 있다. 요양기관 서비스는 내년 상반기 심평원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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