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거장과 신예에 고루 스포트라이트…부산국제영화제 10월 2일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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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10월 2~11일)가 다음달 2일부터 열흘간의 축제에 돌입한다. 79개국 314편의 영화를 선보이는 이번 영화제는 아시아의 이름난 거장과 낯선 신예를 고루 조명하는 데 공을 들인 것이 눈에 띈다. 우선 임권택 감독의 '화장'을 비롯한 거장들의 신작 네 편이 갈라 프리젠테이션으로 초청됐다. 중국 장이머우 감독은 문화대혁명 시기 한 가족이 가슴 아픈 이별을 겪는 이야기인 '5일의 마중'을,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은 폭압적인 독재자의 말로를 그린 '대통령'을, 홍콩 출신 허안화 감독은 1930년대 여성작가 샤오홍의 삶을 탕웨이 주연으로 그린 '황금시대'를 선보인다. 홍콩 영화 황금기의 주역이자 보통 사람, 특히 여성의 삶을 탁월하게 그려온 여성 감독 허안화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이와 함께 세계영화계에 덜 알려진 아시아 지역에서도 주목할만한 작품을 여럿 발굴해 소개한다. 아시아 영화를 대상으로 한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에는 올해 사상 처음 방글라데시('잘랄의 이야기')와 레바논('가디')의 영화가 초청됐다.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서도 아시아 영화의 전통적 강국들만 아니라 미얀마·이라크·키르키즈스탄 등의 영화를 선보인다. 올해로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는 나라 터키의 특별전, 1990년대 초 구소련에서 독립해 특히 여성 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나라 조지아의 특별전도 열린다. 한국영화 회고전은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 '초우' 등 50여 편의 영화를 연출하고 제작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정진우 감독의 주요작 8편을 상영한다.

개·폐막작은 군부대 공창을 무대로 1960~70년대 대만의 사회상과 정서를 그려낸 '군중낙원'(도제 니우 감독), 홍콩 갱영화의 전통을 비장미 대신 코미디와 멜로로 변주한 '갱스터의 월급날'(리포청 감독)이 각각 선정됐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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