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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 국회 … 정의화 의장, 본회의 열자마자 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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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열렸으나 정의화 국회의장은 법안 표결 처리를 하지 않고 9분 만에 산회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여야는 본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 정면으로 대치했다. 이날 오전 국회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실을 찾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왼쪽)가 이 원내대표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김형수 기자]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가 9분 만에 끝났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어제(25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로부터 ‘본회의를 며칠만 연기하면 주말께 당의 총의를 모아 (입장을)정리하겠다’고 요청해왔다”며 “야당의 진정성을 믿고 본회의를 30일 재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여야는 주말까지 세월호특별법에 대해 최종 합의를 해야 한다. 30일 본회의는 어떤 경우에도 소집해서 모든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한 뒤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 상정됐던 보험업법개정안 등 90건의 안건은 또다시 처리가 미뤄졌다.

 당초 새누리당은 식물국회 상태를 끝내기 위해 여당 단독 국회도 불사한 채 본회의를 9월 15일 소집해 달라고 정 의장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새정치연합 당내 사정을 고려해 직권으로 26일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정 의장이 이날 안건을 처리하지 않고 회의를 마치자 새누리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본회의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선 정 의장에 대한 성토가 빗발쳤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정 의장에게 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이 원내대표는 최선을 다했다”며 전체 의원의 이름으로 사의를 반려했다.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정 의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에 대해 즉각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밝혔다. 이장우 의원 등 일부 의원은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글=김정하·이가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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