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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5초 솟구쳤다 잔잔해지는 거품이 만든 ‘255년간의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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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네스는 캔과 병맥주에서도 생맥주와 같은 맛이 난다. 캔을 열면 밀봉된 위젯 속에 갇혀 있던 소량의 질소가 압력 차이로 기네스 맥주와 만나면서 거품을 일으키는 원리 덕분이다. [사진 디아지오코리아]

런던·파리·로마 등 대도시에 비하면 작은 도시 아일랜드 더블린. 아일랜드는 사실 특산품이 별 것 없는 나라다. 하지만 남부럽지 않다. 진하고 풍부한 커피향을 머금은 맥주 기네스가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사랑을 받고 있는 기네스 맥주는 119.5초 동안 강렬하게 솟구쳤다 가라앉는 부드러운 거품, 구운 보리의 깊은 맛으로 1759년부터 지금까지 255년 동안 사랑 받아왔다. 기네스는 세계 최초의 흑맥주다. 양조장을 연 후 최상의 퀄리티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온 결과, 기네스의 본고장 아일랜드의 브루하우스 넘버4(Brewhouse No.4)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큰 규모를 가진 메가팩토리(megafactory)로 선정됐다.

기네스는 캔과 병맥주에서도 생맥주와 같은 맛이 난다. 그 비결은 ‘위젯’이라는 작은 플라스틱 공에 있다. 캔을 열면, 캔에 밀봉해 놓은 위젯 속에 갇혀 있던 소량의 질소가 압력 차이로 기네스 맥주와 만나면서 거품을 일으킨다. 이 원리로 기네스 생맥주와 같은 거품이 생성된다. 기네스는 이 기술 개발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1년 인터넷·이메일을 제치고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술 진보상(Queen’s Award for Technological Advancement)을 수상했다.

기네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하루 1000만 잔 이상이 팔린다. 기네스는 판매되는 흑맥주의 맛과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각 국가마다 퀄리티팀을 운영하고 있다. 타 맥주 브랜드보다 업장 관리에 적극적이며 그 기준도 까다롭다.

한국에서 기네스 생맥주를 판매하는 업장도 주기적으로 퀄리티팀의 품질 평가를 받는다. 이를 ‘퍼펙트 퀄리티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전용잔의 청결도, 맥주 제공 온도, 크리미 헤드 높이, 맥주 관련 기구의 청결 유지, 정확한 추출법 등 크게 다섯 가지 항목에 대해 평가 받는다. 매달 퀄리티팀 담당자의 체크를 통해 업장의 등급이 나눠지며 다섯 가지 기준을 1년 이상 지켜온 업장은 마스터 퀄리티 업장 인증서를 수여 받는다.

업계에서는 청량감을 강조한 라거맥주가 대세인 국내 맥주 시장에서 기네스 맥주의 성장이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수입 맥주의 인기와 함께 고급 맥주를 선호하는 시장 변화에 따라 2011년도부터 출고량이 연평균 28.2% 성장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맥주업계에 불고 있는 팝업 스토어 열풍은 기네스로부터 시작됐다. 기네스 관계자는 “국내 맥주업계의 첫 팝업 스토어인 기네스 라운지는 기네스 맥주가 국내 소비자에게 생소한 흑맥주라는 단점을 딛고 2013년 국가고객만족도지수(NCSI) 맥주 부문에서 국내외 브랜드들을 누르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기네스라운지는 지난 2011년 7월 25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처음 문을 열었다. 한 달 간의 운영 기간 중 매일 1000명 이상의 소비자가 방문했다. 2012년 7월에는 부산 광안리에도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기네스 관계자는 “이곳엔 매일 2000명 이상의 소비자가 방문해 전국에서 온 피서객 및 부산·경남 지역 소비자들과 브랜드 접점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기네스 맥주는 기네스를 완벽하게 따르는 방법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인 ‘나만의 퍼펙트 파인트 만들기 프로모션(MAKE YOUR OWN PINT Promotion)’을 운영하고 있다. 기네스 관계자는 “현재 이 프로모션을 운영 중인 업장은 업장별 월평균 400잔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배은나 객원기자 en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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