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형제경영' 큰틀 유지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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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타계했지만 금호아시아나의 경영구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장자(長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는 달리 창업 2세끼리 경영권을 공유하는 '형제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룹관계자는 "박인천 선대회장의 3남인 박삼구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오른지 3년밖에 안된 만큼 당분간 현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며 "아직 3세들이 20~30대고, 대부분 학업중에 있어 이들이 경영일선에 나서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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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인 박 선대 회장은 슬하에 성용(晟容), 경애(敬愛.71), 정구(定求.2002년 작고), 강자(康子.64), 삼구(三求.60), 찬구(贊求.57), 현주(賢珠.52), 종구(鐘求.47) 등 5남3녀를 뒀다. 선친의 작고 이후 경영권은 장.차남이 차례로 이어 받았다.

2002년 정구씨가 타계하자 셋째인 박삼구 현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박성용 명예회장은 96년 회장직을 물러난 뒤 회사 경영과 거리를 뒀다. 지분 구조 변화 등 그룹의 주요 결정은 형제들이 머리를 맞대 결정한다. 5남인 종구씨는 국무조정실 경제조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금호가의 3세들은 대부분 국내외에서 아직 학업을 계속하고 있다. 박성용 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모두 아들을 한명씩 두고 있다. 박성용 회장의 아들 재영(35)씨는 본인의 뜻에 따라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다.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철완(27)씨는 현재 미국 경영대학원(MBA)입학을 준비중이다. 박삼구 현 회장의 아들 세창(30)씨는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고, 박찬구 부회장의 장남 준경(27)씨도 학업중이다. 그룹관계자는 "언젠가는 이들 3세들이 그룹경영에 나서겠지만 '형제경영'의 틀은 계속 유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엇비슷하게 나눠갖고 있어 '형제경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의 주주인 금호산업 지분 45.38%를 갖고 있다. 또 금호폴리켐.금호미쓰이화학. 금호개발 등 주요 계열사의 대주주다.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인 셈이다. 이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형제들이 골고루 갖고 있다. 박성용 회장 일가는 9.81%의 지분을 갖고 있고 고 박정구회장의 아들 철완(9.04%), 박삼구-세창 부자(9.23%), 박찬구-준경 부자(9.13%)도 1%도 안되는 편차를 두고 지분균형을 이루고 있다. 어느쪽에도 지분이 쏠리지 않아 상호견제와 협조가 가능한 구도다.

또 금호석유화학의 대표이사인 4남 박찬구 부회장이 맡아 형제간의 조정역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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