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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전하수처리장 부지 '군량뜰'로 최종확정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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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기도 용인시가 주민들의 반대로 3년째 표류하고 있는 '수지.죽전 통합 하수처리장'을 당초 계획대로 경부고속도로와 죽전 취락지구 사이 군량뜰에 건설하기로 확정하자 인근 지역 주민들이 여론을 무시한 일방 행정이라며 또다시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주민은 시청 등을 찾아가 농성하며 재검토를 요구, 하수처리장 건설을 둘러싼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수처리장 건립 강행=이정문(李正文)용인시장은 지난 17일 시의회에서 "경제적.환경적 문제 등을 심도있게 검토한 결과 군량뜰이 최적의 하수처리장 부지로 결론이 났다"며 조기 착공 방침을 밝혔다.

李시장은 이 자리에서 "죽전지구가 입주를 시작하는 2006년 4월 이전까지 하수처리장을 완공하지 않을 경우 하수 대란이 불가피해 부지 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당초 2006년 수지.죽전 지역 인구가 35만명을 넘어설 것에 대비, 군량뜰 13만7천여㎡에 하루 15만t 처리 용량의 통합 하수처리장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근 아파트 주민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악취 발생으로 주거환경을 악화시킨다며 계획 철회를 요구하자 용인시는 구성읍 보정리 삼막골을 대체 부지로 검토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번에는 보정지역 주민들이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삼막골이 하수처리장 입지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용인시는 다시 방침을 바꿔 군량뜰에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용인시는 최첨단 하수처리장을 지하에 건설하고 지상에는 운동장 등 레포츠 시설과 잔디공원 등 휴식 공간을 조성, 악취를 막고 주변 경관을 쾌적하게 만들 방침이다.

현재 수지지역에서 하루 발생하는 2만여t의 하수는 성남시 복정동 하수처리장에서 위탁 처리하고 있으나 성남시는 지난해부터 용인시 측에 하루빨리 독자적인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라고 요구해 왔다.

◆거세지는 주민 반발=군량뜰 인근의 동성.대진.벽산.대우.한솔 등 10여개 아파트단지 입주자 대표와 수지.죽전 통합하수처리장 건립 반대 투쟁연합회원 등 5백여명은 23일 오후 시청 부근 라이온스공원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어 시의회와 시청까지 행진하며 하수처리장을 네 곳에 분산 건설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연합회는 대형 하수처리장을 특정 지역에만 짓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는 만큼 우선 군량뜰에 소규모 처리장을 지어 시험 가동한 뒤 문제가 없을 경우 확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지역 박순옥(54.여)시의원은 "2천억원을 들여 군량뜰에 하수처리장을 건설했다가 악취가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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