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석승객으로 "콩나물 시루"|"거리의 무법자" 좌석버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대도시의 직행좌석버스(마이크로버스)가 거리의 무법자로 등장, 제멋대로 운행하고 있다.
변두리 주민들의 출·퇴근때 승차난을 덜고 택시와 시내버스의 승객을 분산시키키 위해 79년부터 서울(83개 회사 1천24대)·부산·마천등 일부 대도시에서 운행하기 시작한 직행좌석버스는 지금까지 줄곧 출·퇴근 시간에는 정원(25명)을 무시, 입석승객을 마구 태우고 승객이 적은 낮시간에는 「고장」을 핑계로 예사로 결행하거나 배차간격을 늘리면서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도 승·하차 시키고 있다. 더구나 승객을 더 태우기 위해 기다린 시간만큼 늘어나는 운행시간을 즐이기 위해 과속·난폭운전을 서슴치 않고 경비절감을 이유로 안내양 조차 채용치 않아 운전사가 요금을 받고 문을 여느라 왼손만으로 운전하는 바람에 승객들은 불안한 승차를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정원초과
직행좌석버스는 차체 높이 1백60cm, 차내 통로폭 40cm로 정원 25명(운전사 포함)이외의 입석승객을 태우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으나 출·퇴근 시간엔 보통 5∼10명씩을 더 태워 좁은 통로에 보조의자를 놓거나 고개를 숙인채 타고 가도록 하고 있다.
현대아파트∼동교동간을 운행하는 좌석버스의 경우 거의 매일 아침 8시30분쯤이면 출발지점에서 부터 좁은 통로를 매울 정도로 입석 승객을 가득 태워 이들 승객들은 남산 1호터널을 거쳐 도심에 이를때까지 40여분간을 시달려야한다.
난폭운행
좌석버스의 정류장은 출발지·도심지·중점부근에 각2∼3개소등 모두 10개소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좌석버스들은 낮 동안 승객이 적을때면 일반버스 정류장등에 예사로 정차, 승객을 태우고 종점 도착시간에 맞추기 위해 위험한 과속운행도 서슴지 않는다.
서울 영등포∼이문동 간을 운행하는 좌석버스의 경우 정류장 수가 15개소나 되고 여의도 아파트단지에 들어서면 일반버스 정류장은 물론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도 예사로 정차, 손님을 태운 뒤 일단 아파트단지를 벗어나면 정차시간 만큼 늦어진 운행시간을 맞추기 위해 과속운행을 하기 일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