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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한국」의 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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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 「문화의 달」은 예년과는 다른 특별한 열기 속에 시작되고 있다.
「88년 서울 올림픽」이 확정된 기쁨과 흥분의 분위기가 그것이다.
이 들은 분위기는 지금 준비되고 있는 각종 「문화의 달」 행사들로 더욱 고조되리라고 생각된다. 지금 그 같은 고조된 분위기는 「문화한국」의 새 시대를 마련하는 계기로 고양되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
1972년 문화예술진전법 시행령이 발표되고 그때 「문화의 달」이 처음 정해진 후로 벌써 13번째가 되고있다.
올해는 또 제2차 문예중흥 5개년 계획의 3차 연도로 문화예술의 진흥이 현저히 눈에 띄는 성과를 기대할 시점이며 더군다나 의욕적인 제5공화국의 「80년대 새 문화정책」 이 발표된 터라 더욱 「문화의 달」의 의미가 새롭다.
문화는 곧 동양적 의미에서 「문치교화」로 대변되고 서양에선 「경작」의 진화한 개념이지만 궁극적으로 그 의미는 생산과 창조·개화·발전의 의미가 내포되어있다.
그것은 인류가 역사 속에 이루어놓은 정신과 물질의 총화요, 일체 생활형식의 양식과 내용이 된다.
그러니까 우리가 역사를 통해 연면히 계승해 온 전통문화소산의 의미가 중시될뿐더러 오늘의 현실 속에서 참조되고 생산되는 새로운 문화의 모습과 가치가 역시 중요하다.
문화적 주체성확립에 초점을 두고 민족사관의 정립과 민족문화재의 보존 전승등 국학진흥에 힘을 쏟음도 중요하지만 경제건설과 기술혁신의 현대세계속에서 여기에 상응하는 문화생활의 합리적 보급이나 역량을 높이는 일이 역시 중요하다는 뜻이다.
더우기 오늘의 현실이 경제발전과 국가안보의 국가목적에 집중되는 나머지 문화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결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배금사상, 도의심의 타락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퇴폐 외래문화로 규정되기도 하는 사회병리의 미만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하여 지속적인 경제발전 속에서 「인간다운 삶」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납된다.
더우기 「서울 올림픽」을 7년 앞둔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문화예술의 현실을 반성하며 그에 대응하는 집중적 정책의 실천이 요구된다.
올림픽은 스포츠의 게임만이 아니고 주최국의 문화역량이 세계40억 인류 앞에 전시된다는 점에서 그 점이 유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전통적 문화의 특색이 특히 강조되어야할 뿐더러 20세기말의 성숙되고 세련된 국제문화감각이 과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선 문화혜택의 복지분배와 문화예술창조의 활성화로 준비되고 다져져야할 것이다.
지역적으로 또는 계부문의 균형 있는 문화혜택의 향수는 민주복지국가건설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지방도시와 특수지역의 문화환경조성이 이 시점에서 매우 시급한 것이다.
몇십만이 넘는 올림픽 참가인원은 꼭 올림픽 경기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명승과 문화의 명소 등을 둘러보며 시민의 생활문화와 접할 것이 분명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문화예술정책의 시각은 문화예술의 복지분배를 통해 시대적 산물로 살아있는 한국인 일반의 문화의식을 확장하는 노력으로 초점이 맞추어져야겠다.
그 점에서 이번 「문화의 말」 은 종래 이루어진 각종 문화행사의 답습만이 아니라 이것이 우리민족문화의 현실을 세계에 공개하는 것이라는 인식 속에서 보다 세련되고 성숙된 모습으로 가다듬는 노력하는 기회가 되어야겠다.
그런 계획과 각오로 이루어진「문화의 달」 행사가 계속되면 자연 올림픽의 해에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문화의 「제2의 도약」도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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