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돌아 쌀 값떨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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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연3년 흉작뒤에 풍년이 왔으나 걱정이많다. 농민들은 오랜만에 이룩한 쌀 풍작이어서 기쁘지만 을 추곡수매에 제값을 받을지 걱정이고, 정부는 양곡적자에눌려 비싸게 사들일수도, 많이 살수도 없어 걱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흉작으로 외국에서 들여온 쌀1천6백만섬가운뎨 1천1백만섬이 아직도 창고에 쌓여있고 미국에서 들여오기로 약속한 3백50만섬이 더 있으며 여기에 올해 수확량까지 합치면 금년말 쌀재고는 사상최대인 5천4백만섬에 이르러 양곡관리에 큰 문젯거리가 되고있다.
정부가 가을에 상당량의쌀을 사들인다해도 올해와내년의 쌀값은 약세로 돌가능성이 많아 농민들은「실속없는 풍년」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관계당국은 농가의 생산비를보장하고 영농의욕을 꺾지않는 범위에서 수매가격을정한다는 방침아래 사정작업에 들어갔으나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와함께 쌀값의 적정선 유지와 비축식량확보를 위해 정부수매비축을 크게 확대하는 문제와 양특적자누적완화를 위한 수매제도개선을 연구중에 있으나 서로 상충되는점이많아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작황
농수산부는올해 쌀작황에대해 일체공식통계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비공식적으로 3천8백만섬을 넘는것으로 보고있다.
농림청은 최근 전국20개시범포의 작황을 토대로올해 쌀 생산량을 3천8백50만섬으로 추정했으며 일부에서는 3천9백만섬까지보고 있다. 올해농사가 풍작을 이룬 이유로는▲농사일점을 5∼10일 당긴점▲병해충 방제를 철저히한점▲냉해 피해가 없었던점▲장마가 짧고 일조량이 충분한점▲태풍피해를 극소화시킨점등이 지적된다.
농민의 입장
올해작황을 3천8백만섬으로본다면 농촌인구(약1천1백만명)의 1년간 식량 1천1백만섬(1인당 1섬계산)을 제외한 2천7백만섬은 내다 팔아야 한다.
수매가격에 대해 농민들은 지난해보다 25%정도는인상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임·비료값·농약값등 영농비가 많이 오른데다 식량증산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고미가정책이계속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농협이 조사한 81년도상반기중 농가구입가격지수는전년동기대비 37.4% 오른것으로 되어있다.
금년의 풍작으로 시중쌀값은 벌써 떨어지고 있으며 정부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계속 더 떨어질 전망이다.
30일 현재 쌀값은 도매로 80kg짜리 상품 한가마에 6만4천원선으로 추석전보다 1만원 떨어졌다.
정부의 입장
정부의고민은 농민의 요구를 다들어줄수 없다는데 있다. 올해 25%를 올려 1천만섬을 수매한다고 하면약 1조3백억원의 수매자금이 필요하며 가마당 1만2천원 정도의 손해를 본다고쳐도 이자를 뺀 양특적자만도 1천2백억윈에 달한다.
80년말현재 양특적자누계가 9천7백19억원, 올해말까지는 1조1천4백억원이될 전망이어서 양특적자를 더 늘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일각에서는 양특적자의 증가를 둔화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쌀의 계획수매를 지양하고 수시시가수매제를 채택할 것을 주장하고 계획수매를 하더라도 수매가인상률을 15%선에서 억제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있으나 농수산부와 민정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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