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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어린이 '원스톱 토털 케어'로 몸과 마음 보듬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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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면

경북대 어린이병원 고철우(병원장, 사진 오른쪽부터)·성원준·정운선 교수가 입원한 이루리(10. 여) 환아에게 치료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어린이는 흔히 어른의 축소판에 비유되곤 한다. 하지만 의학적 관점에서는 전혀 다른 문제다. 어린이는 신진대사부터 성인과 다르다. 실제 신생아 때 생긴 면역기관인 흉선(가슴샘)은 사춘기까지 자라다 성인이 되면 사라진다. 질병·약물·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도 성인과 차이를 보인다. 어린이에 대한 전문적인 진료가 필요한 이유다. 이는 어린이병원이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린이뿐 아니라 신생아부터 청소년까지 모든 성장기 아이의 건강과 성장을 책임지는 어린이병원이 있다.

지난해 9월 개원해 1주년을 맞은 경북대학교 어린이병원(대구시 북구 학정동)이다. 어린이병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산과 외래와 분만실·신생아집중치료실에 발달재활센터, 분과별 진료체계까지 갖췄다. 경북대 어린이병원은 어린이병원의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꼽힌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생기는 문제 즉시 대처

경북대 어린이병원은 2007년 보건복지부 어린이병원 설치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설립됐다. 미래세대 주역인 어린이의 건강과 성장에 대한 진료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기관 양성을 위한 국가사업이다. 이 병원은 사업 취지에 걸맞게 ‘원스톱 토털케어’를 지향한다.

 토털케어는 신생아부터 시작된다. 보통 산부인과에 별도로 있는 산과 외래와 신생아 집중치료실이 어린이병원에 있다. 분만실·신생아실·신생아집중치료실이 병원 3층 같은 공간에 자리잡고 있다. 국내 어린이병원에서는 보기 드문 시스템이다. 분만실과 신생아집중치료실 사이의 동선 최소화로 분만 후 신생아에게 발생하는 문제에 즉각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태어날 때부터 청소년기까지 모든 성장기 건강을 어린이병원이 전담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뿐이 아니다. 진료는 세부 분야별로 이뤄진다. 올해 4월부터 ‘분과별 진료체계’를 도입했다. 분과별 진료체계란 소아청소년과 중에서도 세부 전문분야 의사가 진료를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소아내분비·소아소화기·소아심장·소아신장·소아신경·소아호흡기·소아혈액종양·신생아·소아감염 등 9개 세부 분과 의료진을 모두 갖췄다.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진료를 위한 것이다.

 분과별 진료체계를 표방하는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나 어린이병원은 많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곳은 사실 몇 안 된다. 경북대 어린이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세부 전문성을 인정한 의료기관이다. 심평원이 인정한 어린이병원은 경북대병원을 제외하면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이 고작이다. 경북대 어린이병원은 어린이 관련 모든 진료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구·경북 지역 중증 소아환자 ‘지킴이’ 역할

경북대 어린이병원은 대구·경북권 희귀난치성 질환 지역거점 병원이기도 하다. 치료가 어려운 중증 희귀 질환과 선천성 질환의 진료를 담당한다.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라도 현실적으로 소아난치성 질환을 진료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희귀난치성 질환은 병원경영의 대표적인 적자요인이기 때문이다. 사립병원의 경우 현실적으로 투자와 집중을 하기 어렵다. 반면에 경북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서 적자를 감수하고도 소아 중증 질환 진료를 해왔다. 정부가 경북대병원에 투자하고 지역거점 병원으로 지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북대 어린이병원은 대구·경북 지역의 중증 소아환자 진료를 전담해 소아청소년과 분야의 4차 의료기관으로 통한다. 다른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거나 보내진 중증 질환 어린이 환자를 진료하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지역 치료에 있어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이 같은 기능은 발달재활센터를 통해 완성된다. 어린이 전문 재활시설이다. 일반 병원에서는 어른들과 섞여 물리치료실에서 재활치료를 받기 마련이다. 소아 난치성 질환의 재활은 형태에서부터 기구까지 차이가 난다. 재활치료가 전문화되기 어렵다. 반면에 이 센터는 소아 물리치료에 대한 교육을 추가로 이수한 물리치료사가 배치돼 재활치료를 담당한다. 재활치료까지 어린이 맞춤형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소아정신건강의학 강점 … 정부 센터 지정

경북대 어린이병원이 갖고 있는 타이틀은 더 있다. 소아정신건강의학과의 강점이 두드러지는 면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육부 산하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는 학생들의 건전한 정서발달을 보다 과학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학생정신건강 연구·교육 중점 기관이다. 이 센터는 지난 세월호 사고 이후 단원고 학생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비롯해 각종 사고에 따른 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 파악과 분석, 대책 수립 등을 수행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교육청에서 지정한 Wee센터도 보유하고 있다. Wee는 ‘We+education’ 또는 ‘We+emotion’의 합성어로, 학교·교육청·지역사회가 연계해 학생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다중 통합지원 서비스망이다. 경북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에 신설된 Wee센터는 학생 정신건강 문제의 진단·상담·치료를 통해 위기 학생의 체계적인 관리를 담당한다.

경북대학교 어린이병원은 …

설립 근거 보건복지부 어린이병원 설치지원 사업

총사업비 300억원(국비 150억원, 대구시·경상북도 예산 각각 30억원, 자부담 90억원)

규모 부지 1만2878㎡, 지하 2층, 지상 4층

병상 수 125병상

진료 분야 소아청소년과 9개 세부 분과, 소아정신과, 산과, 재활의학과

특이사항

- 2010년 국립대병원 중 자연분만·제왕절개 본인부담 최저

- 2009년 자연분만 우수기관 선정(제왕절개율 감소)

- 산과 외래진료 및 분만실·신생아집중치료실 보유

- 분과별 진료체계 도입

-발달재활센터 보유

-교육부 산하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지정

-대구광역시교육청 Wee센터 지정

-희귀난치성 질환 지역거점 병원 지정

글=류장훈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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