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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조리개·셔터·감도를 활용하자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찰칵”하는 순간, 세상은 렌즈로 들어와 조리개를 지나 셔터를 넘고 이미지 센서에 흔적을 남긴 뒤 디지털 엔진을 지나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다. 1초도 안 걸려 사진이 찍힌다. 소년중앙 학생사진기자 5인방은 이 과정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니콘이미징코리아를 찾았다. 조리개·셔터 스피드·초점거리 등 어려운 사진 용어가 발목을 잡긴 했어도 그들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

1차 사진교육 ‘니콘 DSLR Sart!’ 수업 현장을 소개한다.

① 김주현 사진작가(맨 오른쪽)에게 사진 교육을 받고 있는 소중 사진기자 이원준(충주 국원초 4?가운데)·전성민(수원 매여울초 6)군. ② DSLR 카메라 뒷면에는 복잡한 조작 버튼이 있다. ③ 카메라에서 분리해낸 부품들.

지난달 19일 서울 상공회의소 12층 니콘이미징코리아 회의실에서 소중사진기자 1차 교육이 열렸다. 취재현장에 나가기 앞서 DSLR 카메라의 구조와 원리를 알아보기 위해 마련한 수업이다. 강의는 김주현 사진작가가 맡았다. 김 작가는 카메라 부품을 일일이 보여주며 각각의 기능을 설명했다.

“이 부품은 이미지 센서입니다. 빛에 반응하는 작은 센서가 모여 있어요. 이 센서들이 빛의 강약을 측정해 이미지를 기록합니다.”

“필름 같은 건가요?”

“네, 맞아요.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죠.”

“그럼 그 안에 사진이 들어 있는 건가요?”

“아뇨. 빛이 세고 약한 정도에 대한 정보만 담겨 있어요. 눈으로 이미지를 보려면 별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미지 센서는 필름과 역할이 같다. 필름에는 빛이 닿으면 검게 변하는 은입자(은 질산염)가 발려 있다. 은입자의 성질을 이용해 빛의 강약을 새겨 이미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DSLR 카메라에선 필름의 은입자 대신 촘촘히 박힌 이미지 센서가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의 강약을 전기신호로 바꿔 이미지를 기록한다. 이미지를 보기 위해 별도의 처리 과정이 필요한 것도 닮았다. 차이가 있다면 필름은 사진관에 갖고 가서 현상해야 하지만 이미지 센서는 카메라 안에서 모든 게 이뤄지므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과정은 이렇다. 빛의 강약을 기록하는 이미지 센서에 빛의 삼원색인 빨강·파랑·초록 필터를 부착해 색을 기록하고 그 정보를 디지털 엔진으로 보낸다. 엔진에서는 합쳐진 색 정보를 다시 빨강·파랑·초록으로 분리해 부족한 데이터를 채우고 다시 이미지를 합친다. 컬러 사진이 완성되는 이 과정을 디지털 현상이라고 한다.

카메라 부품 하나하나 살피며 사진 잘 찍는 법 익혀

렌즈를 관찰하는 박상하(서울 가곡초 6) 사진기자.

“렌즈 안을 보면서 렌즈 끝에 있는 링을 살살 놀려보세요.”

“렌즈 안에서 검은 물체가 커졌다가 작아졌다 해요.”

“그게 조리개예요. 사람 눈에도 조리개 역할을 하는 홍채가 있어요. 환한 곳에 가면 작아지고 어두운 곳에 가면 커지죠. 카메라에 조리개가 왜 필요할까요?”

“사람의 눈처럼 빛의 양을 조절하려고요?”

“맞아요. 어두운 곳에서는 빛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조리개가 열리고 빛이 많은 곳에서는 닫혀서 작아지는 것이죠.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에요. 빛의 양을 잘못 조절하면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하얀 사진이나 어두운 사진이 나와요. 사진을 잘 찍으려면 빛의 양을 잘 조절해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그림을 얻어야 하죠. 문제 나갑니다. 카메라에는 조리개 말고도 빛의 양을 조절하는 장치가 또 있어요. 뭘까요?”

정답은 셔터. 셔터는 조리개와 이미지 센서 사이, 카메라 보디(몸체) 중간쯤에 있다. 평소에는 문을 닫고 있다가 셔터를 누르면 열리면서 빛을 통과 시키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시 문을 닫아 빛을 차단한다. 얼마나 오랫동안 셔터를 열어두었는지에 따라 빛의 양이 조절된다. 카메라에는 30·60·125·250 등의 ‘셔터 스피드’가 표시돼 있다. 이는 셔터가 열렸다 닫히는 데 걸리는 시간을 표시한 것이다. 편의상 분자는 생략하고 분모만 표기했다. 가령 셔터 스피드가 30이면 30분의 1초, 250이면 250분의 1초 동안 셔터가 열리는 것이다. 숫자가 커질수록 열렸다 닫히는 속도는 빨라진다.

셔터 스피드를 잘 활용하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셔터 스피드를 빠르게 놓고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러츠 장면을 촬영하면 공중에서 회전하는 모습을 깨끗한 정지 화면으로 포착할 수 있다. 반대로 스피드를 느리게 놓고 촬영하면 움직이는 모습을 흐르는 빛의 궤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

빛의 양을 조절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이미지 센서의 감도(ISO)를 바꾸는 것이다. 어두운 곳에서 감도를 올리면 센서가 적은 양의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된 사진을 만들 수 있다. 대신 감도가 높을수록 화질이 떨어진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1차 사진교육은 조리개·셔터·감도 등을 활용해 사진을 찍어보는 것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수업에 참가한 전성민(경기도 수원 매여울초 6)군은 “부품을 보여주면서 설명해 이해하기 쉬웠다”며“사진이 찍히는 과정을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김진서(서울 삼각산초 5)양은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실제로 촬영을 해보면 기억이 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중사진기자단은 이날 배운 내용을 토대로 2차 실습 수업도 받을 예정이다.

휴대성과 성능으로 보는 카메라의 종류

디지털 카메라는 크게 콤팩트(Compact)·미러리스(Mirrorless)·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로 나뉜다. 콤팩트(compact)는 그 뜻처럼 ‘같은 종류의 일반적인 제품보다 작은’ 카메라다.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쉽다. 이미지 센서 역시 작아 화질과 성능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미러리스는 ‘거울’을 뜻하는 영어단어 ‘Mirror’와 ‘~이 없는’을 뜻하는 ‘less’가 만난 것으로 ‘거울이 없는’ 카메라다. 카메라의 종류를 나누는데 거울이 있고 없음이 무슨 상관일까. 카메라의 구조는 렌즈(Lens)와 보디(Body)로 나눌 수 있다. 연필을 들고 사각형과 원만 이용해 카메라를 그려보자. 아마도 사각형 가운데에 원을 그려 넣은 형태가 될 것이다. 그림의 사각형이 보디, 원이 바로 렌즈다. 보디에는 셔터·거울·이미지 센서 등이 들어 있다. 거울이 없으면 미러리스 카메라, 있으면 DSLR 카메라가 된다.

대부분의 미러리스 카메라는 사진을 찍기 위해 얼굴을 카메라에 바짝 붙일 필요가 없다. 눈을 직접 대고 보는 작은 구멍(광학식 뷰파인더)이 없는 대신 넓은 액정화면을 통해 렌즈로 들어오는 이미지를 볼 수 있어서다. 콤팩트 카메라와 달리 렌즈를 교환할 수 있고, 화질도 좋다. 하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순간 포착하거나 연속해서 사진을 찍는 성능 등은 DSLR 카메라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DSLR 카메라 D5300, 미러리스 카메라 Nikon 1 J4, 콤팩트 카메라 COOLPIX P340

그럼 DSLR 카메라에는 왜 거울이 있을까.

여름방학 때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시차 때문에 너무 졸려”라고 자랑하듯 투정하는 걸 본 있는가? 카메라에도 시차가 있다. 이 경우엔 시간의 차이가 아닌 ‘시각의 차이’를 뜻하는 시차다. 카메라의 시차는 뷰파인더와 렌즈의 위치가 달라서 생긴다. 사진 찍는 이의 눈으로 들어오는 장면과, 카메라가 렌즈를 통해 받아들이는 그림에 차이가 난다는 뜻이다. 먼 풍경을 찍을 때는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가까운 것을 찍을 때는 확연히 나타난다. 심하면 사람의 다리는 잘리고 머리 위를 지나가던 새가 오히려 주인공처럼 나올 수도 있다.

이렇게 카메라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시차를 극복하기 위해 렌즈와 필름 사이에 45도로 기울인 거울을 넣은 것이 SLR 카메라다. SLR은 ‘Single Lens Reflex’의 약자로, ‘렌즈는 하나이며 (거울의) 반사를 이용하는’ 것을 뜻한다. 여기에 ‘Digital’의 ‘D’가 붙어 DSLR 카메라가 된 것이다. DSLR 카메라 속 거울은 평소에는 45도를 유지하며 렌즈를 통해 들어온 이미지를 반사시켜 뷰파인더로 보여주고, 버튼을 누르면 위로 올라가 붙는다. 거울이 올라간 사이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이 이미지 센서에 읽힌다. 사진을 찍을 때 ‘찰칵’ 하는 건 바로 이 거울이 올라가며 내는 소리다. DSLR은 보디에 거울을 넣어야 하니 크기가 크고 무거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이미지 그대로 촬영할 수 있고, 화질과 성능 면에서도 다른 카메라보다 훨씬 뛰어나다. 사진기자나 작가 등 전문 사진가들이 주로 쓴다.

글=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사진=우상조 인턴기자 artjang@joongang.co.kr,
자료=니콘이미징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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