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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벌에 4백50만원짜리|최고급 양복 등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시계· 자동차· 오토바이·전자기기 등 늘 새로운 상품개발로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일본이 이번엔 4벌에 1백50만엔 (약4백50만원) 이나 하는 양복을 만들어 기네스 북 신기록에 신청까지 하려하고 있다.
양복지 한감에 1백20만엔 (약3백60만원) 이나 하는 이 옷감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태즈메이니아산 세계최고품질의 양모와 중국산 캐시미어, 그리고 환상의 섬유로 불리는 남미안데스산맥에 살고있는 진기한 동물 비큐나털을 혼방해서 짠것이다. 비큐나는 양의 일종으로 국제적인 보호동물.
이 비큐나의 사육은 불가능하여 안데스산맥에 살고있는 인디오들이 초목에 붙어있는 이들의 털을 주워 모아 조금씩 파는 것이 생산량의 전부다.
양복 60벌 한정으로 이 옷감을 만들기 위해 본 일본 등정모직회사에서는 5년에 걸쳐 인디오들에게 큐나 털을 사들였다고.
일본 요꼬하마 (횡빈) 시내의 호텔에서 81·82년 추동복을 선보인 「신작 예약회」에 나온 이 옷감에는 『살짝 만져보세요. 여성의 피부와 같은 감촉이 아닌가요. 이것으로 양복을 해 입으면 몸에 딱 들어맞으며 마치 피부를 입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양복감 한 벌에는 1백20만엔 이지만 이를 양복으로 만들면 1백50만엔을 한다. 공임만 30만엔(약90만원)인 셈이다.
귀중한 직물이기 때문에 양복을 만들때도 직접 재단하거나 가봉하지 않는다. 먼저 다른 양복감으로 재단, 가봉한 후 이를 그대로 뜯어서 옷을 다시 한번 만드는 것이다. 말하자면 한벌의 양복을 만들기 위해 두벌의 양복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60벌 한정판매로 현재 예약을 받고 있는데 인기도가 높다. 예약률도 상당히 높다.
값비싼 양복감을 개발한 등정모직 측에서는 이 직물은 어떤 이익을 내기 위해 개발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양복감이라면 세계적으로 영국제를 꼽고있으며 일본인들도 아직까지 외국산직물의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이나 색상의 센스가 일본이 우수하며 오히려 일본직물을 영국에 수출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우수성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환상의 섬유를 만들어 보았다는 것이 등정 측의 설명이다.
이 양복을 주문하는 사람들은 의사라든가 중소기업의 사장 등인데 모두 이양복을 샀다는 것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다른 동업직물회사에서는 분명 화제성은 있는 직물이지만 양복은 어디까지나 적당한 가격의 양복이어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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