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노래 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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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기도 고양군 신도읍 덕은동 397의4호>
1, 김매기
불볕이 내리쬐는
터 밭에는 김도 한몫
선악과는 아니라도
미쁜 것만 북돋운다
구슬땀
그 뜻을 아는지
애 고추도 철이 든다.
2, 목물
찌는 무더윈들
밀린 일을 막으랴 만
인고의 때가 끼어
마음마저 어지럽다
향나무
우러난 샘물로
말갛게 헹구는 이 한때.
3, 파전
어린 것 뜯어내기
측은은 하다 만은
못내 지친 하루해를
농주로나 달래노라면
보름달
빙그레 웃고는
바람 한줄 보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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