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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얼마나 지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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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우리나라 아파트의 효시는 1932년 서울충정로에 지은 유림아파트.

<49년전 처음건립>
이 아파트는 개인이 지은 것인데 5층짜리 한 동으로 모두 51가구. 평형별로는 7∼34평까지 있었다.
지금부터 49년전이니까 우리나라의 아파트역사는 벌써 반세기를 기록한 셈이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아파트는 낯선 주거형태였다.
아파트다운 아파트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69년 총무처가 서울서부이촌동에 1천3백12가구의 공무원 아파트를 짓고부터였다.
이어서 70년대 들어 서울시가 여의도에 1천6백여가구의 시범아파트를 짓고 주택공사가 한강맨션과 반포에 대규모 아파트를 지으면서 아파트가 주택으로서 각광받기 시작했다.
특히 77∼78년 과열경기의 붐을 타고 강남 영동일대는 부동산투기대상이 되었고 이에 편승한 아파트의 대량건설로 아파트는 인기있는 주거인반면 또 한편으로는 골칫거리라는 두가지 얼굴을 갖게됐다.
70년대이전은 아파트의 선사시대쫌 되는 시기며 본격적인 아파트역사는 이제 10년남짓 되는 셈이다.
건설부에 따르면 80년6월말 현재 준공완료된 전국의 아파트수는 34만4백78가구.
전국주택수 5백46만3전체의 6.2% 정도다.
3년전인 77년6월 현재는 16만5천가구였으나 3년동안 2배남짓 불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절반이 넘는 52.5%로 17만8천6백9가구, 부산이 4만6천2백35가구(13.6%), 기타지역이 11만5천6백34가구 (33.9%).
관련기관들의 아파트 거주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생활여건과 편의성 때문이다.
아파트는 난방시설·입식부엌등 생활이 편리하며 핵가족시대에도 알맞고 택지난을 고려하면 제한된 택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그러나「닭장」으로까지 표현되는 폐쇄성과 투기대상으로 적지않은 사회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문제점도 많은것이 아파트다.
전국의 아파트를 규모별로 보면▲15평미만이 전체의 38%인 12만9천5백89가구▲15∼25평 미만이 33%인 11만2천93가구▲25평이상이 29%인 9만8천7백96가구.
25평이상의 아파트 9만8천7백96가구중 97.3%인 9만6천1백52가구가 71년이후에 건설됐다.
아파트의 평수가 대형화하기 시작한 것도 10년남짓 되는 것이다.

<5층이하가 73%>
34만여가구의 아파트중 민간건설업자가 지은 것이 48%, 공공부문이 52%인데 75년까지는 공공부문이 압도적으로 많고 민간업자는 최근 5년사이에 집중적으로 지은것이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는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지은 반면 민간업계에서는 큰 평수를 많이 짓는데 치중했다.
25평이상의 아파트 9만8천7백만가구중 87.6%를 민간업계가 지은 것이다.
또 최근에는 아파트의 높이가 자꾸 올라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5층이하가 73%인 24만8천8백87가구로서 압도적으로 많다.
12층이상의 고층아파트는 19%(6만5천4백87가구)이며 6층∼11층도 8%(2만6천1백4가구)나 된다.
12층이상의 고층은 서울지역에 집중돼있어 전국의 78%나 된다.
아파트의 난방방식을 보면 중앙집중식이 전체의 46%인 15만5천8백5가구, 단독보일러가 22.2%인 7만5천5백78가구, 연탄아궁이가 32%인 10만9천95가구로 나타났다.
최근 주택사업협회가 서울·부산등 7개주요도시의 아파트거주자 1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것을 보면 아파트를 고를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생활여건(45.9%) 이며 다음이 건설회사의 신뢰도(23.7%)로 나타났다.
부실공사로 입주자들이 곤욕을 많이 치른것을 반증하고 있다.
가구당 평균가족수는 4.58명이며 가구주의 연령층은 31∼40세가 41.6%로 나타났다. 젊은층의 아파트선호도를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아파트로 옮기기까지 평균 3, 4회이상 이사를 한 가구가 36.9%나 됐으며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옮긴 가구도 52.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로 아파트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의 소유관계를 보면 자가가 85.4%, 전세가 13.9%, 월세가 0.4%등이다.

<부실시비 없어야>
그러나 이들중 4년이내에 이사를 할 계획으로 있는 사람이 전체의 54.9%에 달해 아파트를 영원한 보금자리로는 생각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80년말현재 전국의 주택부족률은 25.5%, 7백33만1천가구중 1백86만8천가구가「내집」이 없다.
도시지역의 주택부족률은 36.9%에 달해 3가구중 한가구가 집이 없는 셈이다.
서울지역은 주택부족률이 53.9%로 제일 심해 자기집을 갖고 있는 사람보다 집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
택지가 부족한데다 인구의 도시집중·주택가격문제·핵가족화추세등으로 앞으로의 주택정책은 싫든좋든 아파트등 공동주택의 대량건설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짓는데만 정신을 쏟을게 아니라 쾌적한 주거환경과 값싸고 건실한 주택을 짓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박병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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