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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핵경쟁 가열화할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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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해설> 미국의 중생자탄 생산계획은 주로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동맹국들로 부터의 강력한 반발 때문에 지연됐다.
유럽의 동맹국들은 이중성자무기가 헌재 유럽에 배치되어 있는 사정거리 90km의 랜스미사일과 사정거리 35km의 8인치 곡사포에 의해서 사용될 수 있다는 점등을 들어 미소의 핵무기 경쟁터가 된다는 우려때문에 계속 미국정부에 대해 조급한 생산의 중지를 호소해 왔다.
이 때문에 「카터」 대통령은 78년 당초의 계획에서 크게 후퇴, 중성자 무기의 부품만 생산하고 이 무기의 조립 및 배치는 중지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미국이 79년12월에 유럽동맹국에 5백72기의 장거리 크루즈미사일과 퍼싱Ⅱ미사일을 배치하기로 결정했을때도 이미 유럽각국의 반핵 단체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받아왔다.
그래서 서독의「슈미트」수상같은 사람은 미국이 최소한, 크루즈와 퍼싱미사일배치가 끝나는 83년까지만이라도 중성자탄생산을 중지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서독의 한 보수정객은 지난주「캐스퍼·와인버거」미국방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미국이 2년내에 중성자」라는 말만꺼내도 이는 큰 실책이 될 것』 이라는 서독내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레이건」 행정부의 결정은「카터」대통령의 생산중지 결정을 3년만에 번복한 것이다. 다만 생산된 무기률 미국내에 보관하기로 한 것은 우방들의 여론을 의식한 때문이다.
「와인버거」국방장관이 금년초 중성자탄의 생산가능성을 처음 비치자 「헤이그」국무장관은 유럽동맹국들의 반응이 너무 나쁘다는 이유로 이를 견제, 「레이건」행정부안에서도 이견이 팽팽히 맞서왔다.
단적인 예로 「와인버거」국방의 발언직후 나토각국이 우려를 표명하고 유럽의 반핵단체들이 대규모항의시위룰 벌이자 「헤이그」국무장관은 즉각 유럽각국주재 미국대사들에게 『 「와인버거」 국방의 중성자탄 개발필요운운은 「레이건」 행정부의 공식정책이 아닌 사견일 따름』이라는 긴급전문을 보내기까지했다.
그러나 「와인버거」 국방은 소련의 군사력강화를 더이상 방치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며, 앞으로 1∼2년더 기다린다고해서 유럽의 반핵단체들의 여론이 수그러든다는 보장은 없다고 반박하면서 어차피 미국이 생산을 계획했던것이니 계속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레이건」대통령은 지난6일의 국가안보회의에서도 이같은 「헤이그」와「와인버거」의 주장을 모두 경청한 후「와인버거」의 주장을 지지, 중성자탄의 생산을 시작하라고 최종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제「레이건」행정부는 유럽동맹국들, 특히 반핵운동이 심한 서독·네덜란드·영국등의 반발을 무마하고 그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남겨놓고 있다.
소련은 중성자탄이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번「레이건」행정부에 한가지 고무적인 현장은 프랑스의 「미테랑」대통령이 예상밖으로 미국의 핵무기 강화정책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워싱턴=김건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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