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심퍼니 첼로 주자-조현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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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항상 긴장하고 전투 하듯한 생활을 하다 오랜만에 귀국했더니 일선 장병이 휴가 나온 기분이라 이번에는 그냥 푹 쉬었다 가렵니다. 앞으로는 자주 와서 연주도 하고 싶습니다.』
휴스턴 심퍼니에 68년 입단, 13년째 첼로 주자로 활약 중인 조현진씨 (48). 그가 여름 휴가를 맞아 9년만에 잠시 귀국했다. 『제가 휴스턴에 간 후 김영욱·정경화·정명훈씨 등 한국 출신 음악가들이 협연을 했고 또 이제는 한국 출신 단원도 2명이 늘었습니다. 대단한 발전이지요.』
미국 11대 교향악단의 하나로 꼽히는 휴스턴은 98명의 단원, 현 상임 지휘자는 루마니아 출신 「존·발비로리」가 맞고 있다.
그는 새로이 발족한 KBS교향악단이 세계 1급 악단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세계 1급 지휘자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같은 교향악단도 지휘자에 따라 소리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고 했다.
또 KBS교향악단이 해외 유수한 연주자를 단원으로 확보키 위해 제시한 주거 제공에, 월 평균 3천 달러의 봉급은 국제적으로는 낮은 수준에 속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의 1급 교향악단 단원이 되려면 우선 보통 3회에 걸친 까다롭고 힘든 오디션을 거쳐야 할 뿐 아니라 그 후에도 1년씩 계약을 맺고 일하므로 늘 긴장되고 힘든 생활이라고 조씨는 털어놓는다.
조씨의 경우 1회에 2시간30분씩. 1주일에 총 9회의 연습과 연주회를 갖는다.
지난 시즌 교향악단 연주 1백60회에 개인 연주까지 합해 총 2백회의 연주회를 가졌다는 그는 전봉초 교수의 제자로 부산고를 거쳐 57년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다.
일본인 2세인 부인 「게이꼬」 여사 (39) 사이에 외아들 파고 군 (11)을 두고 있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조씨는 자신의 전공과 취미를 반영하여 세기적인 첼리스트였던 「파블로·카잘스」의 「파」, 화가 「반·고호」의 『고』를 따서 아들의 이름을 붙였다고.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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