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강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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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후에 웃는자가 최후의 승자』라는 말이 있다고 요즘의 미국경제를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미국의 초년대는「제럴드·프드」의 말을 빌면 『분쟁과 혼돈과 모순의 시대』였다. 일본은 미국의「구겨진 달러」를 비웃기라도 하듯 70년대의 엔드 라인에서 엔(엔) 부의 성가를 세계에 떨쳤었다.
80연대의 개막과 함께 미국에선 비로소 반성의 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 하나가 「재산업화」미국의 표현으로는「리인더스트리얼라이제이션」이라는 구호가 그것이다.
사회학자이며 한때 미국 정부 고문을 지낸「아미타이·에티오니」의 조어. 미국의 산업구조를 새롭게 편성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요즘은 여기에 더해 미국의 「보이지 않는 희망에 주목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본경제신문의 한좌담회에 등장한 미국의 유명 컨걸턴트 「J·애버글렌」.
일본의 기업들이 그들 특유의 미덕이자 강점이라고 자랑하는 것은 종신고용·노사협조·생산성·기술혁신이다.
그러나「애버글렌」의 견해는 그렇지 않았다. 우선 미국의 기술수준은 일본과 비교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일본은 이를테면 말초적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원초적인 기술이다.
미국은 바로 그 오리지널 기술에 있어서 아직 축적이 많다. 화학산업·제과·바이오지네틱스(생물유전학)등 신제품개발·신공정 개발에선 미국의 연구투자가 26대29로 앞서고 있다.
일본이 이겼다고 자만하는 제철이나 자동차는 미국에선 한물지난 사양산업으로 친다.
종신고용도 별로 부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유력회사, 이를테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IBM·다우케미컬등에선 벌써부터 그런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또 요즘은 종업원들도 한 직장에 오래 머물러 있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있다.
노사도 예외가 아니다. 노조란 원래 자금의 확보·고용의 안정을 위해 있다. 미국과 같은 나라는 그것을 국가에서 보장해주고 있다. 기업과 맞닥뜨려 싸울일이 없어져가고 있다. 노조는 그사회가 부강해질수록 정치 역사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의 우수기업에 노조가 없는 것은 이렇게 보면 당연한 일 같다. 더구나 기술이 고도화 할수록 하급의 일을 하는 불루칼라의 수는 자꾸만 줄어 들고있다.
또 하나 미국을 강하게 만드는것은 대학이다. 면세혜택에 의해 개인의 기부가 보호되고 있는 미국의 대학은 힘의 원천이나 다름없다. 미국의 번영과 발전은 대학의 연구실에서 시작된다. 기업에서 연구소를 갖고 있는 일본과는 이점에서도 다르다.
우리는 지금 먼나라 애기를 하고 있을 때는 아니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 다시금 주위를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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