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예술의 교류로 이해의 폭 넓혀"―제10회 아스팍 영화제 16일 서울서 개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사회 문화센터(ASPAC)가 마련한 제 10회 아스팍 영화제가 16일부터 4일간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 강당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 자유중국·일본·캐나다·덴마크·핀란드·프랑스·서독·스페인·영국·미국 등 11개국.
이 나라들에서 출품한 7편의 극영화와 18편의 문화영화 등 25편의 작품이 선보인다. 아스팍 영화제는 배우들의 축제나 상을 받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예술의 상호교류와 참가국 사이의 상호 이해를 돕자는 데에 큰 뜻이 있다.
아스팍 영화제는 69년 아스팍 사회문화센터의 창립 1주년을 기념해 처음 서울에서 열린 뒤 그 동안 마닐라·사이공·타이베이 등에서 열려 왔었다.
올해 선보일 영화는 『마지막 찻잔』(한국), 『북경의 겨울』(자유중국), 『남자는 괴로워』(일본), 『사춘기』(프랑스), 『도시의 알리세』(서독), 『트리스티나』(스페인), 『여명』(미국) 등 7편의 극영화와 『태권도』(한국), 『쌍둥이 분리 수술』(자유중국), 『안데르센의 생애』(덴마크), 『하늘의 약속』(영국) 등 18편의 문화영화들이다.
이들 영화(극영화) 가운데 관심을 모으는 영화는 미국 영화 『여명』. 1915∼6년대 미국 북부 농민들의 어려운 생활상을 그린 것으로 79년도 칸 영화제 수상 작품이다. 할리우드 식 미국 영화에 익숙한 많은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색다른 감동을 안겨줄 것 같다.
흑백 화면의 독특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초기 개척자들의 순박한 유머와 황량한 벌판에서 치르는 비장한 장례식 장면 등은 미국 영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줄 명작이다. 「존·핸슨」과 「랍·닐슨」 공동 감독에 「로버트·밸링」 「수건·린치」 등이 주연.
서독 영화 『도시의 알리세』도 눈길을 끄는 작품. 주인공인 서독기자를 통해 지저분하고 낯선 미국을 그린 작품으로 상징적이고 암시적인 영상 처리가 일품이다.
프랑스 작품 『사춘기』는 12살 짜리 소녀 「마리」가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겪게 되는 첫 사랑의 얘기를 환상적인 수법으로 그린 영화로 역시 감동의 영화.
「필립·위사르」 감독에 「시몬·시뇨레」 「에디트·플레버」가 주연이다.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 공동 제작의 『트리스티나』는 자유주의 사상가인 「돈·로페」와 그의 양녀 「트리스티나」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린 69년도 작품(주연 카트린·드뇌브)이고 자유중국의 『북경의 겨울』은 한 중공 청년을 통해 중공의 비극적인 삶을 리얼하게 그린 80년도 작품이다.
한국의 『마지막 찻잔』은 한 유부녀와 미술학도와의 짧은 사랑을 그린 고급 멜로 드라마. 영상미가 돋보이는 정소영 감독 작품이다.
아스팍 사회문화센터는 이번 영화제에 사회 문화 및 언론계 인사 1천3백여명을 초대하는 한편 한정된 범위이긴 하지만 일반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김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