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핵심을 쉽게 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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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리기백(서강대교수)
「삼국유사」는「삼국사기」와 함께 한국고대사를 전공하는 필자의 책상머리에서 잠시도 떠나는 일이 없는 책이다. 그리고 무시로 여기저기를 뒤쳐보는 책이다. 그만큼 친숙해지고 있는 셈이다.「삼국유사」는 자료로서 중요할뿐만 아니라 읽는대 재미가 있어서 좋다.
한번 손에 들면 좀처럼 놓을수가 없을지경이다. 처음 찾아보려고 하던부분을 제치고 재미에 끌려 여기저기를 두루 읽게되는 일은 흔히 있다.
내용이 재미가 있기때문에 읽어가느라면 절로옷음이 난다.작구를 위하여 항상 읽는 중요한책인데도 이렇게 가벼운기분으로 읽어갈 수 있다는것은 필자의 큰행북의 하나다.
가령 경덕왕에 대한 대목을 보면,거의 전부가 충담사가 안민가를 지은이야기와 왕이 아들을 낳은 이야기로 메워져있다.그중에서도 아들 낳는 이야기는 웃지 앉고는 읽어내려갈 수가 없다.
아들 못낳는 선비를 내쫒고 맞아들인 후비도 또아들을 못낳자,왕은 표훈이란 중에게 하늘로 올라가서 천제에게 부탁하게 한다. 표훈이 두번씩이나 하늘로 울라가 부탁을 해서 겨우 아들읕낳게 되지만, 천제는 하늘과 사람의 세계가 어지러워지니 다시는 올라오지 말라고 엄히 꾸짖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대로 믿을수 없는 설화임에 를림이 없다.그러나 여기에는 왕위를 꼭 자기 아들에게물려줘야겠다는 비제군주경덕왕의 야심이 잘 나타나 있다.「삼국유사」의 사료라 대개 이러한것이.
필자의 대학졸업논문은 삼국시대에 불목가 처음들어오는 과정에대한 것이었다.이 논문은 거의전적으로 「삼국유사]의 여법조를 토대로 한 것이었다.지금으르부터 34년전의 일이다.
그후 필자는「삼국유사」와 줄곧 우쾌한 씨름을해왔다.그리고 이런 유의 개세을 하나 썼으면하는것은 자그마한 꿈으로까지 되었다.
부담없이 읽어가며 즐길수 있고, 그러면서도 역사의 핵심을 이해할수 있는 책이기에 누구에게든서슴없이 「삼국유사」를읽어 보도록 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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