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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서 산사태·가옥침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장마초입부터 곳곳에서 비 피해가 일고 있다. 서울과 진주·김해에서는 산사태로 흙더미에 깔리거나 급류에 휩쓸려 3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했으며 경기도 광명시의 주택 76동 3백30여 가구와 서울 구로3동의 70여 채 등 곳곳에서 가옥이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소동을 빚었고 축대가 무너지거나 철도·도로의 침수·유실피해를 냈다. 또 폭풍우주의보가 내려진 남·동해안엔 모든 연안여객선의 발이 묶였다.

<인명피해>
1일 밤 10시10분쯤 서울 종암1동 54의36 손금종 씨(57·회사원)집 뒷산에서 배수작업을 하던 손씨의 2남 경환 씨(24·현대건설사원)가 폭우에 밀려 내린 바위와 흙더미에 깔려 숨졌다.
경환 씨는 집 뒤에 있는 하수구가 폭우로 막히자 아버지·동생 경호 군(18)등 2명과 함께 하수구를 뚫고 있던 중 갑자기 굴러 내린 직경 50cm쯤 된 바위와 급류에 휩쓸린 흙더미에 깔려 변을 당했다.
▲1일 낮 2시쯤 경남 김해군 이북면 명동리 어병부락 앞 명동천에서 이 마을 박배걸 씨(34)의 아들 상현 군(4)이 갑자기 불어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다.
상현 군은 친구 1명과 함께 냇가건너에 있는 참외밭에 가기 위해 물을 건너다 변을 당했다. 【김해=연합】

<가옥침수>
1일 하오 8시쯤부터 3시간동안 경기도 광명시 철산3동과 하안동 일대에 1백50mm의 집중호우가 내려 두 마을이 완전히 침수되고 도로와 농경지가 파손되는 등 큰 피해를 냈다.
비는 하오 3시쯤부터 내리기 시작, 하오 8시부터는 집중호우로 변해 쏟아졌다.
이 비로 철산3동 가옥 46동 2백13가구가 모두 침수됐고 하안동은 가옥 30동 1백20여 가구가 물에 잠겨 2개 동에서 모두 1천여 명의 이재민을 냈다.
또 철산3동 농경지 1만5천여 평이 침수되고 곳곳의 도로가 파손됐다.
하오 8시부터 폭우가 내리면서 물이 집안으로 흘러들어 무릎깊이까지 차 오르자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꺼내 인근 안양천 제방 위로 대피했고 막힌 마을 앞 수도를 뚫는 등 물난리를 겪었다.
광명시는 1일 밤 인근 광덕국교에 이재민들을 옮겨 대피시켰으나 2일 상오까지 물이 빠지지 않아 복구작업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물난리가 난 철산동 등은 안양천제방과 인근야산으로 둘러싸인 농경지에 자리잡은 저지대여서 주민들은 금년 초 주택공사 측이 인근야산에 14만평의 아파트단지를 조성하면서 배수처리를 잘못하여 물난리를 겪게됐다고 주장했다.
▲서울 구로3동 155와 구로2동 405 저지대에서도 각각 이날 하오 9시30분과 하오 11시쯤 가옥 70여 채가 물에 잠겨 주민 3백50여 명이 인근 고지대로 대피했다가 2일 상오 3시쯤 복구작업을 끝냈다.

<축대·담장>
2일 상오 8시10분 서울 도화동 412의 100 김돈영 씨(49·수도수리공)집 뒤 높이 5m·길이 10m가량의 석축이 밤새 내린 비로 지반이 갈라지면서 무너져내려 축대아래에 있는 김씨의 단층 기와집을 덮쳐 집이 무너지면서 건넌방에서 TV연속극을 보고있던 유정식 씨(38·회사원)의 딸 미선 양(10·마포국교 3년)이 케비닛 사이에 끼여 매몰됐다가 30분만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1일 밤 9시45분쯤 서울 구로2동 413 신화봉제공장의 블록담(높이 2m·길이 20m)이 갑자기 쏟아진 비로 무너져 내리면서 공장 옆 박옥희 씨(33·여)집을 덮쳐 방안에 누워있던 산모 박씨가 중상을 입었다.
▲2일 상오 6시15분쯤 서울 정릉4동 산16 황석권 씨(40)집 축대(높이 4m·길이 3m·폭 1m)가 무너지면서 축대아래 유명수 씨(51) 집안 방을 덮쳐 방에서 잠자던 유씨의 3녀 은정 양(14·대일여중 1년)이 머리를 다쳤다.

<도로·전철피해>
1일 밤 9시부터 밤 11시40분까지 전철선로 일부가 침수되거나 전기안전 신호장치의 작동이 일시 마비돼 1백50개 전동차가 평균 10여분씩 연착, 18만여 명의 퇴근승객들의 귀가가 늦어졌다.
▲1일 하오 9시쯤부터 서울 휘경동 중랑교 아래 장수로의 8m가 15cm깊이로 물이 잠기는 바람에 5시간동안 차량통행이 금지됐다.
▲1일 하오 4시쯤 2시간 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경기도 평택군 평택읍 시가지의 2개 간선도로가 모두 물에 잠겨 1시간30분 동안 차량통행이 끊겼다.
▲1일 하오 11시쯤 강원도 삼척군 도계읍 심포리 군경계 2백m 지점에서 30t쯤 된 큰바위 2개가 산에서 굴러내려 길을 막는 바람에 2일 상오 8시 현재 통리∼도계간 교통이 두절됐다.

<잠수교 통행금지>
서울시 수방대책본부는 경기·강원지방의 한강상류 수량이 급증함에 따라 2일 0시30분 팔당댐의 15개 수문 가운데 5개를 열어 1초 당 2천t의 물을 흘려보냈으나 비가 계속 내림에 따라 상오 6시부터는 수문 5개를 더 열어 모두 10개의 수문을 통해 1초 당 8천8백2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잠수교는 상오 6시 수위가 6m20cm로 불어나 차량통행이 통제됐고 상오 6시50분쯤에는 수위가 6m50cm로 완전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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