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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사람 많은 곳 피하고 목욕 자주 하도록|감염경로·증세·치료법 등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전국적으로 옴 소동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적으로 옴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 옴이 계속 번지고 있다. 옴이란 환자개인만 치료해서 끝나는 병이 아니고 환자가 접촉했던 모든 사람을 동시에 치료해야 근절될 수 있는 병이라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옴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한바 있는 대한피부과학회 김중환 회장(한양대병원 피부과장)에게 옴의 감염경로·증세·치료상 주의점 등을 알아본다.

<감염경로·특징>
의학명으로 개선(개선)이라고 부르는 이 옴을 일으키는 것은 길이 0.3∼0.45mm의 진드기라는 벌레. 자연조건에서는 2주 가량 살며 주로 인체에만 기생하는 귀찮은 존재다.
따라서 옴 진드기를 갖고있는 사람을 모두 치료해야 이 병을 뿌리뽑을 수 있다.
옴 진드기는 피부표면의 각질층으로만 계속 파고 들어가 굴을 만드는 성질이 있어 옴에 감염된 피부를 자세히 보면 가느다란 선으로 된 굴(길이 1∼2mm)과 함께 눈밝은 사람이면 옴벌레도 볼 수 있다.
우리 몸에 감염되는 것은 알을 밴 암놈으로 피부 속으로 파고 들어가 알을 낳는다. 옴벌레가 각질층 속에서 계속 전진하며 알을 낳는 기간은 20∼40일로 이 기간이 바로 잠복기에 해당된다. 옴벌레는 매일 2∼3개씩의 알을 낳아 3∼4일만에 부화되고 1주일에 한번씩, 2주에 걸쳐 2번 허물을 벗은 후 성충이 되어 슬슬 활동을 시작한다. 잠복기가 끝나면 이 성충은 밤에 피부표면으로 나와 암·수가 교미한 후 수놈은 죽어버린다. 다른 사람으로 옮기는 것은 바로 교미로 알을 배게된 암놈이다.
옴에 걸리면 몹시 가려운 것은 옴벌레의 배설물에 의해 알레르기가 생기기 때문으로 옴벌레가 이처럼 밤에 활동력이 왕성한 야행성동물이므로 밤에 가려움을 더 느낀다.
옴은 기숙사·합숙소·호텔·여관 등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 폭발적으로 전염되는데 손·발·몸 등 피부접촉으로 가장 잘 감염되며 침구·의류를 통해서도 감염되므로 합숙·출장·여행을 자주 다니거나 유흥업소에 자주 다니는 사람에게 감염되기 쉽다.
옴은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과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79년 전후부터 환자가 늘고 있다. 옴 환자가 이처럼 늘어나는 것은 레저·관광 붐·출장 등으로 인구의 이동과 접촉이 늘기 때문으로 교통의 발달로 국내 뿐 아니라 국제간에도 감염이 쉬워졌다. 옴은 위생상태가 나쁜 후진국에서 만연할 뿐 아니라 섹스의 자유화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일부 선진국에서는 성적 접촉으로 환자가 느는 추세에 있다. 현재 피부과를 찾는 우리 나라 옴 환자는 전 피부과 환자의 약 3∼5%로 추정되고 있다.
옴의 전파속도는 매우 무서워 옴 환자의 가족·이웃 등으로 급속히 전염된다.
더구나 잠복기에 있는 환자는 자신도 모르게 여러 사람과 접촉, 옴벌레를 뿌리고 다니는 결과가 된다.
유럽지역에서 40년대부터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옴은 20∼25년을 주기로 유행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즉 2차대전시기인 40년대와 60년대, 그리고 70년대 말∼80년대 초에 유행하고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이는 전쟁과 옴에 대한 면역이 안된 세대의 출현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증세>
옴에 걸리면 매우 가렵고 반구형의 붉은 발진·고름집이 생긴다. 주로 피부가 부드러운 손가락사이·손목·팔 관절·겨드랑이·유방·허리부근·아랫배·사타구니·허벅지 등에 잘 감염되나 요즘의 옴은 이런 곳 이외의 다른 부분에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각질층이 두꺼운 얼굴·손바닥·발바닥에는 감염되지 않는다. 밤에 특히 가려워 잠을 잘 수 없고 너무 긁어서 습진이 되거나 세균의 2차 감염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

<치료>
얼굴·머리를 제외한 온몸에 벤질벤조에이트, 또는 크레타마돈연고·BHC연고나 로션을 목욕한 후 3일간 계속 바르고, 2일간은 약을 바르지 않은 채 지내다 6일째 되는 날 다시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환자 뿐 아니라 가족, 그밖에 접촉했던 사람은 모두 이 같은 치료를 받아야한다.
옴 치료는 BHC등을 쓰면 잘 듣지만 환자가족들을 모두 가려내 집단적·지역적 치료를 해야한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특히 합숙소·기숙사·기타 집단생활자중에 옴 환자가 있으면 집단생활자 전부와 그 가족, 이웃을 모두 치료해야 하므로 옴을 박멸하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치료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옴은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치료를 중단하거나 처음부터 오진을 해 잘못 치료하기 때문에 집단 발생하거나 옴 환자가 근절되지 않는 원인이 된다. 주변에 옴 환자가 있으면 무조건 5일간 전신치료를 해서 잠복기의 환자가 자신도 모르게 옴을 퍼뜨리는 일을 막아야한다.

<예방대책>
목욕을 자주하고 이부자리를 햇볕에 널어 말린다. 환자가 생기면 즉시 격리치료하고 특히 밤에는 환자와의 접촉을 피한다. 접객업소 등은 침구소독을 철저히 해야한다.
옴은 피부접촉이 많은 온대지방에 많고 밤 시간이 긴 겨울에 더 번성하나 최근에는 바캉스 캠핑 붐으로 피부접촉이 많은 여름철에도 크게 유행하므로 불결한 잠자리는 피해야 한다. 특히 이웃집 내왕이 잦은 노인·어린이 등과 유흥업소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여러 사람과의 피부접촉으로 병이 옮거나 옮기기 쉬워 한층 세심한 주의를 해야한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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