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실시되는 학교급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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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당국이 시행하고있는 시법 급식학교제도에 문제점이 있다.
우리 집 아이도 이 시범급식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우선 학부모로서 여간 마음이 쓰이는게 아니다. 담임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급식 좀 먹어달라는 사정을 한다니 듣는 부모입장에서 어리둥절할 뿐이다.
한달에 급식이 9천4백60원이 적잖은 액수이긴 하지만 돈 문제 보다는 학생들도 별로 탐탁하지 않게 생각하고 부모입장에서도 수긍이 안가는 이 시범급식학교제도를 무엇 때문에 강행하는지 알 수 없다. 급식을 받는 학생은 한 학급에서 많아야 20명 정도, 그렇지 않으면 4, 5명에 불과한 때도 있다니 말이다.
먹는 아이들보다 수적으로 훨씬 많은 못 먹는 아이들의 문제는 영양면에서 보다는 정신적인 면에서 고려돼야할 것 같다.
가정통신에 통보된 급식메뉴를 보면 마치 시중 어느 음식점을 예상케 한다. 무슨 탕·무슨 조림 등등. 이런 학교급식을 계속 먹일 수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들의 건강영양관리에 학교보다 더욱 신경을 쓸 수 있는 형편일 것이다.
모든 아동들이 누구나 건강할 권리를 가진 합 우리는 어느 가정의 아이를 막론하고 적어도 학교 안에서 만이라도 목같이 우유 한잔이라도 함께 먹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해야 될 것 같다. 박명숙<주부·서올은평구 귀산동62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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